[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지난 20일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24명 발생했다. 11일 이후 열흘 동안 201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재확산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21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다자간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KIGA) 등은 ‘2020 한국인터넷거버넌스포럼(KrIGF)’을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감염병 확진자 정보 공개의 명과 암’을 주제의 세션이 마련됐다. 확진자 추적과 정보공개를 통한 방역 효과와 정보인권 침해에 대한 우려가 논의됐다.
논의에서는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 사태’도 화두로 떠올랐다. 때로는 개인정보 유출이 개인의 일상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는데 이런 데 대한 고민 없이 감염병 예방이라는 대의에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부적절하지 않으냐는 주장이다.
이원상 조선대 교수는 “정보는 인터넷에 공개되는 순간에 완벽히 지울 수 없다. 요즘 가장 각광받는 업종 중 하나가 인터넷 장례사라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다”라며 “인터넷상에 정보가 노출되면 그 사람들은 죽을 때까지 그 정보를 지우지 못한다. ‘코로나19 확진자’라는 낙인을 평생 이고 살아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런 위협을 막기 위해서는 개인정보의 수집과 공개는 최소한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연령이나 직업이 공개돼야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정보의 공개는 곧 개인정보 침해이며 정보를 공개했을 때의 이득, 방역 효과가 개인정보를 침해할 만큼 발휘돼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고도 부연했다. 대중이 특정 장소에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접하더라도 이에 대한 대응이 제한적이기에 과도한 정보공개는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서라지만 지나치게 정보공개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은 꾸준히 있어왔다. 실제 지난 3월 부산시는 한 중학교 교사의 코로나19 확진 정보를 공개했다. 교사가 재직 중인 학교, 성별, 연령에 그치지 않고 발령 전 학교와 발령 일자까지 공개하면서 사실상 누구인지 특정할 수 있는 수준의 정보가 공개됐다.
유럽 등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정보공개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취한다. 하지만 확진자 추이를 보면 이와 같은 한국의 방역 체계가 효과적이라는 것을 반증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토론에 참여한 이재영 동국대 학생은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정보공개가 어떤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는지 알리고 설득하는 단계가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이 기본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