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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중 3명이 전직 국회의원…정치판 된 방송통신위원회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결국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회가 정치인 중심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달 말 임기가 마무리되는 허욱 상임위원의 후임으로 김현 전 국회의원을 추천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미래통합당도 야당 몫 방통위원에 김효재 전 한나라당(현 미래통합당) 의원을 내정했다.

이에 따라 새롭게 구성되는 5기 상임위원회는 연임에 성공한 한상혁 위원장에 지난해 11월 임명된 김창룡 위원, 올해 3월 임명된 안형환 위원에 이어 김현, 김효재 전 국회의원들이 합류할 예정이다.

상임위원 5명 중 안형환, 김현, 김효재 위원이 국회의원 출신이다. 역대 어느 상임위원회 때보다 정치인 비중이 높다. 문제는 정치인 출신 여부를 떠나 방통위원 중 정보통신분야 전문가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김현 전 의원은 19대 총선 때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한양대에서 사학을 전공했다. 19대 국회에서는 안전행정위원회, 정보위원회, 운영위원회 등에서 활동했다. 정보통신과 미디어 분야에서 전문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김효재 전 의원 역시 방송통신 분야 전문가로 보기 어렵다. 조선일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한 김 전 의원은 편집국 부국장, 논설위원 등을 거쳐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후보 언론특보로 정치에 입문했다. 18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거쳐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방송과 통신 분야에서 활동한 경력은 찾기 어렵다. 특히, 김 전 의원은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 살포 혐의로 유죄선고를 받은 이력도 있다.

이미 3월에 합류한 안형환 위원 역시 KBS에서 정치부, 사회부 등을 거쳐 18대 국회의원으로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이후 한나라당 원내부대표, 대변인 등을 거쳤다. 역시 방송통신 분야에서 전문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지난 11월 합류한 김창룡 교수는 정치인 출신은 아니다. 국민일보 등에서 기자생활을 하고 인제대에서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오래 활동하다 방통위원에 오게 됐다. 하지만 김 위원은 가짜뉴스 전문가이다. 정권이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탁됐다는 평가다.

과거에도 방통위원 중 정치인 출신이 적지 않았다. 초대 위원장인 최시중씨는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 방통대군 등으로 불리우며 보수 매체 중심의 종합편성채널 탄생에 혁혁한 공을 세웠고 4선 출신인 이경재 전 의원도 위원장직을 수행한 바 있다. 허원제 전 의원도 정치인 출신 상임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방통위처럼 3명의 전직 국회의원이 방통위원을 맡은 경우는 찾을 수 없다. 방통위는 합의제 기구인 만큼, 모든 상임위원들이 전문가일 필요가 없지만 사무국의 정책을 거를 만한 전문가가 단 한명도 없다는 것은 분명한 문제다.

과거에는 그나마 방송통신 정책업무에서 잔뼈가 굵은 방통위, 정통부 출신 고위 관료가 상임위원을 꾸준히 맡으며 사무국 정책을 면밀하게 분석하는 역할을 했지만 이번 상임위에는 관료 출신 위원도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여야는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방통위원 추천 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서로 정치인 출신을 내세운 만큼, 반대할 이유도 명분도 없다. 본회의에서 가결되면 대통령이 임명하고 8월부터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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