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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코인' 사기 아직도 현재진행형?…코인 이름 바꾸고 투자자 모집 中

유니버셜그룹 밴드 공지./자료=유니버셜그룹 네이버 밴드
유니버셜그룹 밴드 공지./자료=유니버셜그룹 네이버 밴드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돈스코이호 사기 사건’의 주범과 공모한 혐의로 구속된 김모 유니버셜그룹(전 신일그룹) 대표가 최근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한 가운데, 유니버셜그룹은 계속 새로운 암호화폐를 발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니버셜그룹은 송 모 회장 주도로 계속 운영되고 있으며, 최근 기존 유니버셜코인(UGC)의 이름을 SMH코인으로 바꾸고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SMH코인이 세계 대형 거래소에 연이어 상장한다는 근거 없는 주장도 이어가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신일골드코인-트레져SL코인-유니버셜코인…?

돈스코이호 투자 사기 사건은 지난 2018년 7월 ‘보물선’ 돈스코이호를 인양하겠다며 투자금을 모은 뒤 가짜 암호화폐인 신일골드코인(SGC)을 발행해 나눠준 사건이다. 사건을 주도한 신일그룹 전 대표 류승진 씨는 이후 신일그룹의 이름을 ‘SL블록체인그룹’으로 바꾸고, 투자자들을 모아 ‘트레져SL코인(TSL)’이라는 가짜 암호화폐를 또 발행했다.


이에 류 전 대표와 공모한 김모(53) 전 신일그룹 부회장과 허모(59) 전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 대표, 류 전 대표의 누나 등은 지난해 실형을 선고 받았고, 트레져SL코인을 발행한 30대 이 모씨도 지난 2월 실형을 실형을 선고받았다. 류 전 대표만 해외 도피 중이며 현재 행방이 묘연하다.

그러나 SL블록체인그룹은 멈추지 않았다. 유니버셜그룹으로 또 사명을 변경한 뒤 유니버셜코인(UGC)을 발행했고, 경찰은 신일그룹이 SL블록체인그룹-유니버셜그룹 순으로 이름을 바꾸고 사기 행각을 이어가고 있다는 수사결과를 내놨다. 한국블록체인협회도 유니버셜그룹의 UGC코인에 대한 투자를 주의하라는 성명을 내놓은 바 있다.

이 유니버셜그룹의 대표자였던 김모 씨도 지난 8일 첫 재판을 받았다. 김모 씨는 재판에서 “류승진 전 신일그룹 대표와 공모해 트레저SL코인 및 유니버셜코인 구매 대금으로 약 116억원을 편취했다”는 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신일그룹 피해자들을 구제하려고만 했다는 게 김모 씨의 설명이다.

◆유니버셜그룹의 새로운 암호화폐 ‘SMH코인’, 실체 찾을 수 없어


김모 씨의 주장처럼 유니버셜그룹은 피해자들을 구제해주겠다는 명목으로 UGC코인을 나눠줬다. 문제는 피해자들에게 일정 조건을 내걸고 UGC코인을 나눠준 점이다. 현재도 운영되고 있는 ‘유니버셜그룹 밴드’ 글에 따르면 UGC코인을 지인에게 추천하거나 홍보한 사람만 코인을 받을 수 있었다. 일종의 다단계 판매인 셈이다.

이 UGC코인은 최근 SMH코인으로 이름이 또 바뀌었다. 송 모 유니버셜그룹 회장은 SMH코인을 ‘New(새로운) UGC코인’이라고 부르며 투자 및 추천 실적을 갖춘 사람들에게 SMH코인을 나눠준다고 홍보하고 있다.

유니버셜그룹의 새로운 암호화폐 SMH코인 홍보 이미지./자료=유니버셜그룹 네이버 밴드.
유니버셜그룹의 새로운 암호화폐 SMH코인 홍보 이미지./자료=유니버셜그룹 네이버 밴드.
투자자들이 코인을 지급받더라도 이를 현금화하지 못한다면 해당 코인은 가치가 없다. 송 회장은 SMH코인은 대형 거래소에 상장될 것이고, 기존 UGC 코인은 비트마트 거래소에서 공개매수하겠다며 코인이 가치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비트마트에서 UGC 코인의 가격이 얼마든 자신이 1개 당 10만원에 매수해 투자자들의 이익을 보장하겠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UGC코인은 비트마트에 상장됐다. 그러나 비트마트에서 UGC코인은 거래량이 전혀 없다. 송 회장이 공개한 거래 내역에는 UGC코인을 10만원에 매수했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거래소 거래 내역에서는 실제 10만원 가격에 매수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또 현재 비트마트 기준 0.000093달러(약 0.1원)에 불과한 UGC코인을 10만원에 매수하겠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비트마트 거래소에 상장된 UGC. 가격은 0.000093달러이며 거래량이 전혀 없다./자료=비트마트(Bitmart) 캡처
비트마트 거래소에 상장된 UGC. 가격은 0.000093달러이며 거래량이 전혀 없다./자료=비트마트(Bitmart) 캡처
새로운 UGC코인이라는 ‘SMH 코인’은 아직까지 실체를 찾을 수 없다. 유니버셜그룹 밴드 글에 따르면 12일 SMH코인의 암호화폐 지갑 PC버전이 출시되어야 하지만, 백서조차 찾을 수 없다.

유니버셜그룹은 “오는 8월 31일 비트마트 거래소 상장을 시작으로 비트포렉스, 오케이엑스, 후오비, 바이낸스, 비트맥스 등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에 순차적으로 SMH코인을 상장하겠다”고 밝혔다. 위에 언급된 대형 거래소 중 한 곳의 관계자는 “상장 소식은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기밀 사항으로 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도 알릴 수 없다”며 SMH코인 상장 공지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8월 31일 이후에 상장한다고 나와있는데, 두 달 뒤의 상장은 정해지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며 직원들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송 회장은 “신일그룹과 유니버셜그룹은 관계없다”는 답변만 전달했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다만 송 회장은 지난 2일 밴드 및 블로그에 글을 올려 “신일 때부터 모든 투자자들 서류만 제출하면 코인을 지급하고 있다”며 유니버셜그룹의 전신이 신일그룹임을 시사했다. 또한 모든 공지에서 유니버셜그룹이라는 사명이 쓰이는 것과 달리, 유니버셜그룹의 법적 상호명은 화장품 업체 '유니코스메틱'이며 대표는 송모 씨가 아닌 이모 씨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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