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방송

[21대국회 ICT 입법과제⑨] 급변하는 OTT, 방송법의 운명은?


최근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 ‘국가정보화기본법’, ‘전자서명법’, ‘전기통신사업법’ 등이 20대 국회를 통과하며 ICT 업계의 오랜 숙원들이 해결됐다. 21대 국회에서는 최근 통과된 법안들의 하위법령 작업과 함께 단통법 개정, 유료방송 사후규제, 정보통신융합법 고도화 등 만만치 않은 입법과제를 처리하게 된다. <디지털데일리>는 21대 국회서 다루어질 주요 ICT 입법정책 현안을 짚어보고 바람직한 제도개선 방향을 분석해 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유료방송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전통 미디어와 신흥 미디어 간의 세대전쟁이 벌어진다. 지상파와 케이블TV 등 기존 미디어는 침체일로를 걸었던 반면 통신사 주도 인터넷TV(IPTV)와 새로 등장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가파르게 성장했다.

이처럼 급속한 변화 속에 유료방송 인수합병(M&A)이 이뤄지고 있으며 통신과 방송의 경계도 점점 흐려지고 있다. 현재의 법과 규제가 더 이상 시장에 맞지 않는 옷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21대 국회에서도 방송사업 규제 개선이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제21대 국회 주요 입법정책현안’에 따르면 미디어 서비스와 관련한 규제를 개선해 유료방송 간 규제 형평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OTT와 같은 신규 미디어에 대한 규제 틀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행 방송규제는 ▲방송법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이하 IPTV법) ▲전기통신사업법 등이다. 그런데 종합유선방송사업(SO)·위성방송·방송채널사용사업(PP)은 방송법, IPTV는 IPTV법을 따른다. OTT는 전기통신사업법상 부가통신으로 구분된다. 사실상 같은 방송서비스임에도 단지 전송망에 따라 다른 법률로 규제해온 것이다.

이에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방송법과 IPTV법을 통합하는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통합방송법)이 제출됐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개정안은 기존 방송사업 규제를 모두 통합하는 것이 골자다. 방송사업은 지상파·유료방송·방송콘텐츠제공사업으로 분류하고, OTT는 온라인동영상제공사업자를 신설해 분류한다.

이러한 통합방송법은 유료방송의 규제 형평성과 효율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21대 국회에서 주요 논의의 장이 될 전망이다. 특히 넷플릭스 등 글로벌 사업자가 국내 OTT 시장에 진출하고 있고, 공정 경쟁과 이용자 보호 등 규제 이슈도 계속 불거지고 있다. 이를 규제의 틀 안에 포섭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유럽연합(EU)의 경우 지난 2018년 11월 ‘시청각미디어 서비스지침’ 개정을 통해 ‘동영상공유플랫폼’을 ‘시청각미디어서비스’에 포함시켜 미성년자 보호 및 혐오 콘텐츠 금지 등의 의무를 부여한 바 있다. 미국은 온라인영상공급자(OVD)를 규정하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사회·문화적 영향력을 기준으로 계층별 미디어 규제를 실시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제 막 성장을 시작한 OTT 시장에 규제부터 들이밀고 있다며 반발이 나오는 상황이다. 통합방송법에 따르면 유료방송사업자와 마찬가지로 OTT 사업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약관을 신고해야 하며, 휴업과 폐업 시에도 신고를 해야 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별도 OTT 심의규정을 만드는 방안도 거론된다.

더구나 통합방송법은 넷플릭스 등 해외 사업자에 대해서는 규제 적용이 어려워, 자칫 국내 사업자만 역차별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해외 플랫폼들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가입자를 쌓은 뒤 국내 시장에 진입하고 있기 때문에, 기울어진 운동장이 형성되고 토종 OTT들만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입법조사처는 “현재의 수직적인 규제체계는 미디어가 새로 출현할 때마다 개별로 규제할 수밖에 없는 방식”이라며 “현재의 ‘네트워크-플랫폼-콘텐츠’ 규제체계를 ‘전송-콘텐츠’의 수평적 규제체계로 분리, 전송 계층에는 공정경쟁 측면에서 규제하고 콘텐츠 계층에선 불법·유해 콘텐츠 등 이용자 보호 측면에서 를 규제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디지털데일리 네이버 메인추가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