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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격동의 시대, 글로벌 공세 속 토종 반격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격동하고 있다. 유튜브‧넷플릭스와 같은 대형 사업자 약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디즈니플러스, NBC유니버설, 애플TV플러스 등 초대형 OTT 신규진입도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글로벌 OTT가 강세지만, 이에 대응하기 위한 토종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합종연횡을 통해 국내 OTT 플랫폼을 사수하겠다는 의지다.

CJ ENM과 JTBC는 지난 16일 OTT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CJ ENM은 6월1일 ‘티빙’ 사업부문을 분사해 별도법인을 세우고, 여기서 JTBC는 2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만 거치면서 새로운 OTT 플랫폼이 탄생하게 된다.

양사가 내놓는 OTT는 ‘콘텐츠 파워’ 측면에서 단연 기대주다. CJ ENM은 스튜디오드래곤, JTBC는 제이콘텐트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넷플릭스가 콘텐츠 제휴 계약을 맺은 곳이기도 하다. 이들 제작사는 ‘부부의 세계’ ‘이태원클라쓰’ 등 히트작들을 연달아 내놓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최근 한국 흥행 콘텐츠를 주도하고 있는 곳으로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강력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CJ ENM과 JTBC 연합이 OTT 시장에 어떤 파급력을 가져올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앞서, SK텔레콤과 지상파3사가 합작한 OTT ‘웨이브’는 사업영역을 글로벌로 확장하기 위해 공격적 행보에 나서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웨이브를 아시아 전체가 협업하는 미디어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했으며,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사업협력 추진을 여러 번 시사해 왔다.

이와 관련 웨이브는 지난 12일 미국 NBC유니버설(이하 NBCU)과 오리지널 콘텐츠 수출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웨이브는 한국 드라마를 미국에 수출할 수 있고, NBCU는 북미‧유럽에게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한류 콘텐츠를 먼저 확보할 수 있다는 윈윈(Win-Win) 전략이다.

이에 따라 NBCU가 보유한 미국 지상파방송, 계열사 채널뿐 아니라 OTT ‘피콕’에서도 한국 드라마를 볼 수 있게 된다. 현재 NBCU는 피콕을 시범 공개했으며, 오는 7월 공식적인 전국 출시 이후 콘텐츠 수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웨이브는 콘텐츠 수출 등을 고려해 올해 총 600억원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쏟는다. 현재 MBC와 함께 영화감독 8명이 참여하는 공상과학 영화 ‘SF8’를 제작 중이다.

KT는 OTT ‘시즌’을 새단장한 후 미디어시장에서 새 기회를 엿보고 있다. 넷플릭스 제휴 방안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다만, 넷플릭스는 한국에 망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겠다며 소송전까지 전개하며 갈등을 빚고 있는 상태다. KT가 이 협상에서 넷플릭스가 원하는 대로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캐시서버 구축만으로 결론을 낼 경우, 국민기업 타이틀을 내세운 KT를 향한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외에도 LG유플러스, 왓챠 등이 OTT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같은 국내 OTT 움직임은 글로벌 경쟁자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국내 콘텐츠 경쟁력 강화와 해외시장 개척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글로벌 OTT와 제대로 경쟁하려면 궁극적으로 국내 OTT 플랫폼도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한다는 지적이다. 콘텐츠 경쟁에서 밀리고 자금력 문제 등을 겪었던 동남아시아 OTT 서비스 ‘드라마피버’ ‘훅’ 철수 사례를 반면교사 삼을 수 있다. 국내외 OTT 서비스가 난무하면서 플랫폼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콘텐츠와 자본규모로 승패가 결정될 수밖에 없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국내 방송플랫폼사업자가 풍부한 자본력을 보유한 종합 콘텐츠 기업과 적극적인 협업이나 제휴를 통해 공정한 콘텐츠 경쟁을 유도, 양극화된 콘텐츠 제작 생태계의 체질 개선을 시도하는 것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콘텐츠 제작 규모 대형화를 통해 국내 콘텐츠의 자체 경쟁력 및 협상력을 강화시켜 글로벌 OTT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양질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통해 콘텐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규모의 경제를 보다 용이하게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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