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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반도체 없으면 메모리도 없다…美 화웨이 제재 강화, 韓 ‘노심초사’

- 삼성전자·SK하이닉스, 피해 불가피…완제품 수혜 제한적, 부품 타격 상쇄 쉽지 않아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이대로라면 사실상 화웨이는 끝이다. 미국이 화웨이로 들어가는 반도체 통로를 막기로 했다. 특히 하드웨어 머리 역할을 하는 중앙처리장치(CPU) 및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을 구할 길이 없어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피해가 불가피하다. 하드웨어를 만들지 못하면 메모리반도체 수요도 사라진다.

1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화웨이 추가 제재는 세계 반도체 업계 수요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를 화웨이에 팔 수 없도록 했다. 화웨이 금수를 미국 반도체 업체에서 세계 반도체 업체로 확대했다.

◆시스템반도체 부족, 하드웨어 제조 차질…메모리 수요 ‘연동’=정보통신기술(ICT)기기는 다양한 반도체로 구성한다. ▲CPU ▲AP 등은 필수다. 미국 인텔 퀄컴이 각각 선두. 화웨이는 자회사 하이실리콘을 강화해 CPU·AP 부족을 해결했다. 하이실리콘은 설계업체(팹리스)다. 제조는 위탁제조사(파운드리) 대만 TSMC가 했다. 이번 조치로 화웨이는 TSMC에 생산을 맡기기 어려워졌다. TSMC를 대체할 파운드리 삼성전자 정도다. 중국 업체는 기술 격차가 크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이번 일에 대해 말을 아꼈다. 양사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라고 입을 모았다. 미국과 중국 양국 관계를 의식한 탓이다. 타깃은 아니지만 피해는 불가피하다. CPU와 AP가 없으면 스마트폰도 통신장비도 PC도 만들지 못한다. 메모리반도체도 필요 없다. 미국은 시스템반도체만 끊으면 메모리반도체는 따라온다. 한국 정부 및 업계는 예외로 해줬다는 생색도 낼 수 있다. 일거양득이다.

◆화웨이 타격, 디스플레이 공급 과잉 유발=
디스플레이 업계 피해도 우려된다. 화웨이는 세계 2위 스마트폰 제조사다. 작년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은 2억4050만대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올해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14억4000만대로 예측했다. 전체 시장 14.7%가 사라질 위기다. 시장 축소는 공급 과잉을 유발한다. 코로나19 충격에 이어 수익성 악화 악재가 가중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ICT 완제품 사업은 일부 수혜가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부품 업계 피해를 상쇄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는 호재다. 5세대(5G) 이동통신 통신장비 최대 경쟁자를 배제했다. 통신장비는 유지보수 등 지속성이 중요하다. 가격만 보고 화웨이와 거래하기엔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미국 정부 정책은 업계가 제어할 수 있는 변수도 아니다.

◆중국 5G 대중화 지연…ICT업계 코로나19 이어 악재 추가=삼성전자 LG전자 스마트폰은 판매량 확대 기회를 얻었다. 다만 얼마나 늘어날지는 미지수다. 화웨이가 없어도 다른 중국 업체와 경쟁해야 한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 견제는 2018년부터 노골화했다. 그동안 삼성전자 LG전자가 얻은 이익은 크지 않았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1위는 위태롭다. LG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은 세계 9위까지 하락했다.

한편 중국의 5G 띄우기도 갈림길이다. 화웨이는 중국 5G 대중화 핵심업체다. 화웨이 통신장비와 단말기가 없으면 5G 구축 전략부터 다시 짜야 한다. 중국 5G 확산에 맞춘 세계 ICT 업계 기대도 원점 재검토다. 중국은 올해 최대 5G 시장으로 예측됐다. ▲메모리반도체 ▲디스플레이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5G 연관 산업 역시 성장 지연이 예상된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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