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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터·복합기업계, ‘신사업’으로 불황 돌파…“스마트 글래스 등 호실적”

산업현장에서 스마트글라스 착용 후 시설관리하는 모습 [사진=한국엡손]
산업현장에서 스마트글라스 착용 후 시설관리하는 모습 [사진=한국엡손]

-원천 기술 활용해 다방면으로 사업 확장 중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전 산업에 불어닥친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T)은 프린터·복합기 업계에도 만만치 않은 후폭풍을 미치고 있다. 출판·교육 등 다량 출력물을 필요로 하는 일부 업종을 제외하곤 사무실에 ‘페이퍼리스’ 시대가 도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전환 선도 업체들은 이제 회의시간에 출력물을 따로 뽑지 않는다. 태블릿 같은 모바일 기기에 회의내용을 띄우고 직접 필기하는 시대다.

프린터·복합기 업계 입장에선 지속되는 저성장과 달라진 시장환경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주요 업체들은 기존 기기에 보안 솔루션을 강화하거나 원천기술을 활용해 3차원(3D) 프린터, 의료기기, 로봇 등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프린터·복합기 업체들은 2000년대 중반까지 안정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한국IDC에 따르면 국내 프린터·복합기 전체 출하량은 연간 200만대 정도로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종이 인쇄 업무가 줄면서 시장이 포화상태가 됐다.

최신 복합기들이 유독 스캔 기능을 강조하고 신사업영역을 확장하는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물론 신사업 분야가 아직까지 ‘캐시 카우’라고 말하기엔 부족하지만 기업의 미래 먹거리로 점차 비중을 넓혀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한국엡손은 3년 전부터 기업간거래(B2B) 사업 확대를 위해 분야별 원천기술과 제품 개발~판매 구조를 활용해 산업용 로봇 솔루션, 프로젝터·스마트 글라스 솔루션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2017년 증강현실(AR)을 적용한 스마트 글래스를 국내 출시했다.

산업용에서 쓰이는 스마트글래스는 원격지원 시스템 수단 중 하나로 활용된다. 엔지니어와 현장 상황을 공유해 현장 방문 없이 설비·정비가 가능하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산업현장도 대면업무를 피하고 있다. 엡손에 따르면 이 기간 한 태블릿 제조업체는 "코로나19 여파로 엔지니어들의 입국이 제한되고 있어 엡손 스마트 글라스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엡손 올인원 6축 로봇 VT6L-IPCL
엡손 올인원 6축 로봇 VT6L-IPCL

최근엔 공장에 처음 자동화를 도입할 기업을 겨냥해 ‘가성비’있는 6축 로봇을 출시했다. 지난해 기준 사업부별 매출은 복합기·스캐너 34.6%, 대형프린터 25.4%, 프로젝터·스마트글라스 34.5%, 산업용 로봇 4% 정도다.

엡손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동안 원격지원 솔루션으로 최소 인력만 현장배치가 가능한 엡손 스마트글라스에 대한 문의가 증가했다”며 "프린터·복합기 비중이 여전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손목시계 제조사로 출발한만큼 정밀한 원천기술을 활용해 비즈니스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은 현재 복합기·프린터 등 기존 사무기기 제품 기반으로 사고 위험을 방지하는 네트워크 카메라, 건강관리 수요에 대비한 의료기기 제품군까지 확대하고 있다. 산업설비 부문에도 투자하고 있다. 국내 대기의 2차전지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 구축에 공급하는 설비 중 일부는 캐논 제품이다. 캐논은 2025년까지 신사업 매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늘리는게 목적이다.

회사 관계자는 “제품군을 기존 사무기기 뿐만 아니라 사무실에 필요한 것들로 확장해 주력제품은 아니지만 계산기까지도 직접 제조하고 있다”며 “경기도 안산 공장에서 직접 제조한 제품들을 해외로도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의 스마트 헬스케어 솔루션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의 스마트 헬스케어 솔루션

최근 엔리케 로레스 HP회장은 HP코리아 직원들과의 온라인 내부 미팅에서 “하드웨어업체인 HP가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은 ‘솔루션’ 분야”라고 강조했다. 가정용보다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복합기·프린터 비중이 높아지면서 이 기기들을 통해 저장·전송되는 내용은 회사 자산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보안에 취약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가성비’ 갖춘 정보기술(IT)인프라를 갖추도록 만들 예정이다.

한국후지제록스 역시 솔루션과 문서관리 컨설팅 및 아웃소싱 서비스 회사로 전환해나가고 있다. 신도리코는 복합기산업 정체 위기 속에서 3차원(3D)프린팅 산업을 주목하고 있다. 2D프린터 사업으로 얻은 기술력과 경험을 기반으로 3D프린팅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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