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용수정신고 개선 등 업계 건의 담겨…세재 개편은 제외돼 - 진흥 대책 아닌 ‘규제 대책’·‘사후관리 대책’ 비판도 - 확률형 뽑기 아이템, 법제화 관심사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업계가 건의했던 내용들이 대체적으로 들어갔다”, “진흥이라지만 따지고 보면 규제 대책 발표 아닌가”, “이슈됐던 사안들에 대한 임기응변식 대처다”
지난 7일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이 발표되자, 관련 업계 내에선 이처럼 ‘기대반 아쉬움반’의 반응이 나왔다.
그동안 업계가 꾸준히 건의했던 온라인·모바일게임 성장 지원을 위한 ‘내용수정신고 제도 개선’ 등이 종합계획 제일 앞단에 위치했다. 정부가 업계 목소리에 신경을 쓴 모양새다. 한국게임산업협회 측은 “건의한 내용이 대부분 들어갔다”고 말했다.
베팅·배당성 게임 규제 혁신도 눈에 띈다. 국내에서도 스포츠베팅 게임 시장이 자리 잡을 수 있게 됐다. 불법 환전 등 우려를 차단하기 위한 웹보드게임 수준의 규제가 도입된다. 그동안 전방위 중복규제로 발목이 묶인 웹보드게임도 일 손실한도 등이 완화돼 스포츠베팅 게임과 함께 성인을 겨냥한 생활 게임 시장의 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게임산업 진흥을 앞세웠다지만 따지고 보면 규제 내용을 동시에 담고 있다. ‘규제 대책’, ‘사후 관리 대책’이라는 업계 반응도 나올법하다. 찔끔 나아간 개선안을 앞세워 중장기 대책, 혁신으로 포장한 대목도 보인다. ‘세재 개편’도 업계가 건의했으나 이번 대책에선 빠졌다. 업계가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이번에 아케이드 게임도 개선책이 나왔다. 오락실 게임으로 알려진 아케이드 산업은 상품권을 통한 불법 환전이 문제가 된 바다이야기 여파가 십수년째 이어지면서 진흥 대책에서 소외된 분야였다. 게임을 악용해 돈을 번 사람들보다는 엉뚱한 게임이 원죄를 뒤집어쓴 경우다.
이 때문에 대책이 나온 것은 반길 만 하나, 눈에 띌 만한 제도 혁신은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뽑기 기계에서 획득한 인형은 5000원 이내 경품한도액 때문에 짝퉁 또는 경품한도액을 넘는 불법 인형이 적지 않았다. 이번에 1만원으로 경품한도가 올랐다지만 정작 게임기를 접하는 이용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거나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낼지는 미지수다. 2007년 제도가 십수년만에 개선된 경우다. 아케이드 게임 대국으로 불리는 옆 나라 중국의 경품한도액(2019년 기준)은 우리 돈으로 40만원선이다.
업계가 조심스럽게 보는 부분도 포함됐다. ‘확률형 게임 아이템’이다. 쉽게 말해 뽑기 아이템이다.
확률형 게임 아이템은 국내 대다수 게임 기업의 핵심 수익모델(BM)이다. 유료 패키지 게임이 아닌 이상 무료 다운로드 기반으로 아이템 판매 모델을 취한 게임의 매출의 99%는 뽑기 아이템으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 규제 시도가 업계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부 대책은 업계 자율규제와 마찬가지로 ‘아이템 정보 공개’ 방향이다. 그러나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등이 잇따라 올라온 것을 보면 이용자들이 강제적인 결제한도 설정 등 보다 직접적인 조치를 원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정부는 “청소년 보호, 투명성 제고, 규제의 실효성, 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령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