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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OTT] 콘텐츠 백화점 KT ‘시즌’, 개방형 전략 속 과제

흔히 OTT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번역된다. 실제로는 ‘오버 더 톱(Over The Top)’의 약자다. TV 셋톱박스를 뜻하는 ‘Top’을 넘어선(Over) 서비스라는 의미다. 이름이 예고한 대로 OTT는 전통적인 매체를 위협하는 또 다른 미디어 주류가 됐다. 미국 DVD 대여점으로 출발한 ‘넷플릭스’는 전 세계에 구독형 OTT 바람을 몰고 왔고, 지금은 역사적인 콘텐츠 맹주 ‘디즈니’까지 이 시장을 넘보고 있다. 한국에서도 국내 첫 통합 OTT ‘웨이브’를 필두로 경쟁이 격화되는 형국이다. <디지털데일리>는 ‘달려라 OTT’ 기획을 통해 현시점 주요 OTT 플랫폼별 전략과 전망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2018년 11월28일 KT가 새로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Seezn)’을 선보였다. 시즌은 SK텔레콤과 지상파3사가 합작해 내놓은 OTT 서비스 ‘웨이브’보다 2달가량 늦게 출시됐지만, 2주만에 유료가입자 10만명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 ‘올레tv모바일’ 가입자를 제외한 숫자다.

리서치 전문업체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시즌은 지난해 12월 기준 순 이용자 276만명을 기록해, 전달 대비 29.3% 증가했다. 한국 OTT 시장에서 국내 플랫폼으로는 웨이브에 이어 2위로 성장한 것이다.

KT가 내세운 개방형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최근 각 방송사 전용 OTT가 등장하면서, 특정 콘텐츠가 배제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하나의 플랫폼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없다는 점은 이용자 입장에서 불편사항으로 꼽힌다. 웨이브는 CJ ENM 계열 콘텐츠를, 티빙은 지상파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시즌은 이 부분을 공략해 지상파3사 주문형비디오(VOD), 종합편성채널, CJ 계열 채널까지 포섭했다. 여기에 더해 음악 서비스 계열사인 지니뮤직과도 협업해 영상과 음악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지상파3사는 SK텔레콤과 합작한 웨이브에 힘을 쏟고 있고 CJ ENM은 JTBC와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KT는 벽을 허물고 이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콘텐츠 백화점을 지향하고 있다.

이와 관련 KT는 KBS미디어와 신규 오리지널 예능 콘텐츠 ‘우정즈의 인싸투어 라이킷’을, JTBC 디지털 스튜디오 룰루랄라와 소통형 라이브 콘텐츠 ‘히든트랙2’를 공동 제작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KT는 CJ ENM, SBS모비딕, JTBC 룰루랄라스튜디오, A&E, 와이낫미디어 등 채널사업자 및 제작사와 협력해 모바일에 최적화된 오리지널 콘텐츠를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앞으로도 KT는 시즌을 통해 미디어 우위를 지키기 위한 방안으로, 국내외 OTT 등 외부업체와의 제휴를 우선적으로 꼽고 있다.

윤경근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달 컨퍼런스 콜을 통해 “미디어 플랫폼은 지능화, 개인화를 지향하고 있는데 시즌은 이러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며 “오픈 플랫폼을 통해 국내외 기업과 적극 제휴하고, 미디어 우위를 이어갈 수 있도록 시즌을 포함한 미디어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는 국내 CJ ENM‧JTBC, 지상파뿐 아니라 디즈니 및 넷플릭스 등 글로벌 사업자와도 협력을 모색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시즌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들이 있다. 글로벌 사업자들은 해외에 진출했을 때 독점제휴를 맺는 경우가 많다. 넷플릭스만 해도 국내에서 LG유플러스와 독점계약을 체결했다.

디즈니는 자체 OTT 플랫폼을 설립하면서 넷플릭스 내 디즈니 콘텐츠를 제외시켰다. 이러한 관계들을 고려했을 때, 모든 글로벌 OTT 사업자의 콘텐츠를 한 번에 품기는 불가능하다. 현재 KT는 다른 통신사와 마찬가지로 디즈니플러스를 유치하기 위한 물밑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즈니 왕관을 누가 차지하느냐 또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오리지널 콘텐츠의 차별성도 꾀해야 한다. 이미 국내 소비자는 ‘킹덤’과 같은 수준 높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를 쉽게 접하게 되면서, 눈높이도 높아진 상태다. 물론, KT가 지난해 18조2000억원을 넘는 콘텐츠 제작비를 집행한 넷플릭스처럼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기란 현실적으로 힘들다. 그럼에도, 킬러 콘텐츠는 반드시 필요하다. 킹덤을 보기 위해 넷플릭스에 가입하는 것처럼, 시즌 또한 이용자를 유인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

KT는 “숏폼 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편당 10~15분 내외 아이돌 예능, 웹드라마 장르 위주로 매월 오리지널 콘텐츠 타이틀을 꾸준히 공개할 예정”이라며 “초고화질, 초저지연의 5G 네트워크 가치를 기본으로 두며, 향후 단말 제조사가 선보이는 폴더블폰 등 다양한 디바이스 환경에도 기민하게 대응해 그에 최적화된 특화 콘텐츠도 선보이면서 다양한 이용자 가치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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