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기획

[달려라 OTT] 웨이브, 토종 대표 OTT 자리매김할까

흔히 OTT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번역된다. 실제로는 ‘오버 더 톱(Over The Top)’의 약자다. TV 셋톱박스를 뜻하는 ‘Top’을 넘어선(Over) 서비스라는 의미다. 이름이 예고한 대로 OTT는 전통적인 매체를 위협하는 또 다른 미디어 주류가 됐다. 미국 DVD 대여점으로 출발한 ‘넷플릭스’는 전 세계에 구독형 OTT 바람을 몰고 왔고, 지금은 역사적인 콘텐츠 맹주 ‘디즈니’까지 이 시장을 넘보고 있다. 한국에서도 국내 첫 통합 OTT ‘웨이브’를 필두로 경쟁이 격화되는 형국이다. <디지털데일리>는 ‘달려라 OTT’ 기획을 통해 현시점 주요 OTT 플랫폼별 전략과 전망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2019년 9월 한국형 넷플릭스, 토종 대표 OTT 등 화려한 수식어와 함께 웨이브가 출범했다.

국내 이동통신 1위 SK텔레콤, 그리고 지상파 방송3사의 결합. 지상파 3사는 수년전만 해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를 강하게 저지했던 세력이다. 둘 사이의 갈등의 골은 꽤 깊었지만 OTT 시장 대응이라는 공동의 목표에 하나의 깃발을 올렸다.

출범 후 6개여월. 웨이브는 순항 중이다. 지상파의 콘텐츠와 SK텔레콤의 자금 및 마케팅 능력간 결합은 예상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전체 가입자 수는 목표했던 800만을 상회했고 월간 사용자도 지난해 270만명으로 국내 1위를 기록했다. 지상파 방송사 OTT 푹(POOQ) 시절 70만이었던 유료 가입자는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웨이브의 진짜 목표는 출범 5년후인 2023년을 겨냥하고 있다. 올해에는 500억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하고 2023년까지 누적 3000억원을 콘텐츠에 투자할 계획이다. 명실상부한 한국의 대표 OTT 사업자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도 이름을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웨이브는 OTT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넷플릭스처럼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지난해 웨이브는 미니시리즈 ‘조선로코-녹두전’에 96억원을 투자했다. 올해에도 지상파 드라마에 투자를 이어간다. 방송사는 제작비를 확보하고 웨이브는 OTT 분야에서 해당 콘텐츠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갖게 된다. 웨이브는 가입자 500만을 목표로 한 2023년이년 제대로 오리지널 콘텐츠로 승부를 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태현 웨이브 대표.
이태현 웨이브 대표.

이태현 웨이브 대표는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와 관련한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현재는 실용적인 판단을 하고 향후 가입자 증가 여부에 따라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시점이 정해질 것 같다"며 "2023년 유료 가입자 500만이 목표인데 그 정도 되면 오리지널 콘텐츠로 한번 승부를 걸어야 하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단기적 과제는 해외진출이다. 한류가 아시아권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만큼, 일단 타깃은 동남아 국가로 정했다. 동남아 7개국에서 테스트 차원의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 교민사회를 통해 인프라, IP망, 결제시스템 등을 테스트하고 향후 현지사업자와의 제휴 등을 통해 해외진출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탄탄한 자금력과 콘텐츠 경쟁력으로 국내 OTT 시장을 리드하는 웨이브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5년간 3000억원을 콘텐츠에 투자하지만 연간 10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넷플릭스에 비하면 비교자체가 무색해진다. 또한 모든 콘텐츠 사업자, 방송사들에게 문호를 열며 오픈생태계를 지향하고 있지만 KT는 시즌으로, CJ ENM과 JTBC도 별도 OTT 법인으로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당장 소비자들 입에서는 OTT로 국내 콘텐츠를 제대로 시청하려면 얼마가 필요한 것이냐는 볼멘 목소리도 나온다.

법제도 환경도 우호적이지는 않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푹과 옥수수 결합을 승인하면서 지상파 콘텐츠의 비차별 공급조건을 부과했다. 경쟁사와 차별화된 콘텐츠 전략을 세우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여기에 국회는 OTT 사업자를 통합방송법 틀 안에 넣으려는 시도를 진행 중이다. 자칫 국내 OTT 사업자만 이중고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디지털데일리 네이버 메인추가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