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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집단감염 후폭풍…"금융 BCP 더 정교해져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11층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에서 9일 집단감염으로 추정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금융 콜센터의 BCP 전략이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현재 기준으로,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 콜센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과 관련해 직원과 가족 등 확진자 수가 80여 명으로 늘어났다. 현재 콜센터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확진 검사가 진행 중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려했던 집단감염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문제가 된 구로구 콜센터는 모든 직원을 자가격리 조치하고 건물을 폐쇄했으며 신속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콜센터 폐쇄로 에이스손해보험은 우선 콜센터 업무를 이원화하고 나섰다. 해피콜, 품질관리(QC)업무를 담당하던 콜센터에서 신도림 콜센터에서 담당해 온 인바운드 문의전화를 받아주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통해 음성으로 판정돼 업무 복귀가 가능한 인력의 경우 전부 재택근무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관계자는 “이번주 내에 노트북 및 PC 500여대를 재택근무로 전환되는 인력에 배포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노트북에 보안 솔루션 배포 등의 작업을 진행 중이다”라고 전했다.

재태근무를 위해선 제약조건도 있다. 일단 업무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콜센터 관계자는 “재택근무를 위해선 인터넷 연결 등 기본적 사안에서부터 물리적 공간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사전조사를 해보니 PC가 거실에 있는 경우, 별도 방이 있더라도 2명 이상이 쓰는 공간일 경우 재택근무에 맞지 않아 이런 경우를 제외하고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콜센터처럼 동일한 업무환경 구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콜센터 재택근무의 경우 PC나 노트북에서 고객정보 시스템에는 접속을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음성상담 중심의 콜센터 업무로 재택근무의 방향성이 설정되고 있다.

한편 에이스손보 콜센터의 BCP 전략 전개는 향후 금융권 콜센터 업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금융 BCP 핵심사항으로 ①점포 폐쇄 시 대체영업장 지정·운영 가능 ②확진직원 등 자택격리가 필요한 경우 재택근무 가능 ③본점 폐쇄 등 담당인력 손실에 대비, 대체근무자 및 대체사업장 확보 ④대체사업장에 대한 장비·시설 등 가동 준비 ⑤IT 인력 등 핵심기능 담당인력 손실 시 컨틴전시 플랜 마련 ⑥비대면 거래 증가 등에 따른 원활한 대응체계 마련 등을 꼽고 있다.

이 중 콜센터 업무의 경우 6가지 핵심사항 대부분에 포함되는 업무 특성을 가지고 있다. 대체 영업장 확보와 재택근무, 장비 시설 및 가동 준비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노트북 및 PC 등 재택근무를 위한 장비 구비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재택근무를 위해 직접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금융사는 물론 아웃소싱으로 콜센터 업무를 외주 주고 있는 금융사들의 경우도 노트북, PC 등을 확보하는데 현재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택근무를 위해 내부 업무용망과 분리·독립된 망에 재택근무 업무용 VDI를 별도로 구성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IT부서에서의 직원 노트북, PC에 대한 사전작업이 필요해 바로 재택근무 전환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업계에선 금융당국에 망분리에 대한 보다 전향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만 에이스손보 콜센터 감염 이후 금융권은 물론 전체 기업의 콜센터 운영 전략은 보다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콜센터 업계 관계자는 “비상시 대응플랜을 고객에게 제안하고 있다. 2010년 서울에 폭설이 와 교통 대란이 왔을 때부터 센터에 대한 분산 제안을 해왔지만 고객사들이 민감해하지 않았는데 이번 사태 이후 관심이 커졌다. 이미 사이트를 분산해서 근무하고 있는 곳이 많다”고 전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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