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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혼란속, 위기의 롯데...‘온라인’ 승부수는 통할까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롯데지주의 주가는 2017년 10월, 회사 출범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최근 국내외 주식시장 자체가 흔들린 탓도있지만 주당 3만원 안팎에서 형성되고 있다.

주가가 저조한 이유는 분명하다. 롯데지주의 주력 자회사인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의 실적이 극심한 동반 부진에 빠져있고, 수익성 개선 전망이 여전히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은 올해 롯데 유통부문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과 함께 온라인 전략 강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전까지 시장은 전폭적인 신뢰는 유보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지난 달 신격호 명예회장의 타계 당시 업계 일각에서 예상했던 가족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소멸된 듯하다.

물론 주력 자회사들의 경영실적이 좋지 않지만 롯데가 ‘마천루의 저주’ 소리를 들을만큼 상황이 암울한 것만은 아니다.

과거 ‘사드’ 부지 제공 때문에 중국 시장에서의 막대한 손실을 입고 철수했던 것은 이미 지난 일이고, 오히려 불확실성의 제거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또 국정농단 사건과 연루돼 재판을 받아 운신의 폭이 제한적이었던 CEO 리스크도 신동빈 회장의 집행유예가 최종 확정되면서 사실 더 이상 악재는 아니다.

그리고 지난해 8월 일본의 경제규제 조치로 촉발된 ‘일본 불매운동’(No Japan)의 여파로 어느정도 영향을 받고 있지만 롯데가 직접적으로 큰 타격을 받는 요인은 아니다. 더욱이 롯데호텔의 상장이 연내 가시화되면 ‘일본 기업’이란 이미지도 완전히 뗄 수 있다 .

◆롯데의 근본적 고민,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의 부진

롯데지주는 2019년 매출액 8조8503억원으로 전년대비 21.7% 상승했고, 영업이익도 1조7451억으로 전년보다 77.3% 상승했다. 그러나 이는 롯데제과가 롯데지주의 종속회사로 편입되면서 결과일뿐 당기순이익은 투자 주식 등 자산손상차손이 대거 반영되면서 –3946억원의 적자로 전환됐다.

시장은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의 위기 탈출 여부에 관심이 쏠려있다. 굳이 따진다면, 두 회사중에서 더 시급한 것은 '유통 공룡' 롯데를 상징하는 롯데쇼핑이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유화 시장 사이클의 하락이란 외부요인을 고려하면 언제든지 회복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롯데쇼핑은 대규모 구조조정과 온라인 시장 경쟁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위기 탈출은 어려워진다. 롯데쇼핑의 회생 여부에 롯데 유통 사업에 사운이 걸려있는 셈이다.

현재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을 비롯해 할인점(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 롯데슈퍼, 롭스, TV홈쇼핑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롯데쇼핑은 17조632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직전인 2018년과 비교해 1.1% 하락한 수준이지만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8.3% 하락한 4279억원에 그쳤고, 당기순이익도 사용권자산 손상차손까지 반영되면서 전년비 83.6% 감소한 8535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앞서 2018년에도 롯데쇼핑은 4649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전날 롯데쇼핑의 신용등급(Baa3)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롯데쇼핑의 수익개선 전망이 어렵다는 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Baa3는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가장 낮은 등급으로, 아슬 아슬하게 투기등급을 면한 것이다.

◆“오프라인 구조조정과 온라인 확대”… 과연 두 마리 토끼 잡을 수 있을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을 살펴보면, 롯데쇼핑을 구성하고 있는 주력 사업부문중 롯데백화점, 하이마트, 롭스, TV홈쇼핑은 비교적 양호하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롯데쇼핑 전체 매출의 17~18%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익율은 약 50~60%를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알짜 사업장이다. 반면 할인점과 슈퍼 등 오프라인 유통점포에서는 매출 비중은 30~40%로 높게 차지하지만 마이너스 실적이 많다.

이 때문에 지난 2월, 롯데는 유통부문 각 사업장 총 718곳 중 200여곳(약 30%)를 폐쇄하겠다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오프라인 시장은 현재 초토화된 상황이다. 현재 롯데쇼핑의 오프라인 유통 점포도 당연히 그 충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롯데는 3월말부터 롯데의 통합 쇼핑앱인 ‘롯데ON’을 공식 출범한다. ‘롯데ON’ 전략은 이미 2018년에 청사진이 나왔던 전략이다. 롯데가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DNA를 완전히 전환한다는 상징성을 갖는다 .

거의 4000만명에 육박하는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롯데쇼핑의 거대한 통합 플랫폼위에서 차별화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게 롯데의 각오다. 이와함께 기존의 오프라인 유통 점포에 대한 역할도 각 사업별 장점을 살려 재설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미국계 전자상거래업체인 이베이가 이베이코라이의 지분 100%를 매각하겠다고 밝히면서 유통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과 옥션 등을 운영하고 있다

시장의 관심도 롯데에게도 쏠리고 있다. 온라인을 강화하려는 롯데가 이베이코리아의 지분을 인수할 경우 온라인 매출 규모를 단박에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때문이다.

하지만 롯데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아 보이지 않는다.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은 애초부터롯데가 그렸던 온라인 전략에 포함됐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또한 G마켓과 옥션이 과거처럼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앞으로도 시장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레드오션화된 온라인 시장'… 롯데, 경쟁력 가질 수 있을까

결국 시장의 관심은, 롯데가 과연 온라인(e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느냐에 맞춰져 있다. 뚜껑을 열어보기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국내 e커머스 시장이 이미 레드오션화됐다는 점이다. 이제 e커머스 시장은 덩치로 밀어부칠 수 있는 시장은 아니다. 배달앱 등 e커머스 시장의 생태계 또한 매우 복잡하고 정교해졌다. 오프라인의 관성을 버리지 못한다면 온라인에서도 고사할 수 밖에 없다.

그런면에서 '공룡' 롯데의 새로운 변신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없지 않다. 유통업계에선 오래전부터 “롯데가 신세계 등 경쟁사들에 비해서 온라인 전략에서 뒤쳐져 있다”는 지적이 적지않았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2월, 큰 폭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의 법인 내 사업부마다 개별 대표 체제로 운영돼왔지만 신설된 HQ가 통합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컨트롤타워’방식으로 바뀌었다. 보다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강화하고, 과거 선단식 전략을 탈피하겠다는 의지다.

한편 롯데는 오프라인 점포의 과감한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한다. 대규모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조의 반발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미 노조가 강력한 투쟁을 예고한 상황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그나마 이 부분에서 좀 더 유연한 구조조정 협상이 가능할 것이란 점은 긍정적이다. 극심한 경제침체의 후푹풍이 예고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노사가 가급적 원만한 구조조정에 합의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는 분석이다.

<박기록 기자>rock@ddai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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