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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역설… 카페24에게 길고 가혹했던 하루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국내 '테슬라 상장 1호' 기업 카페24에게 27일은 가혹했다.

전날 공시한 2019년4분기 경영실적때문에 카페24의 주가는 27일 주식시장에서 거의 하한가까지 곤두박질쳤다. 전일대비 22.27% 내린 35,950원에 마감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최근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공매도의 먹잇감이 된 주가는 이럴다할 반등도 없이 속절없이 흘러내리기만 했다.

지난 2018년 7월, 한 때 주당 20만원대까지 치솟았던 것을 고려하면 카페24의 주가는 이제 거의 1/4 토막으로 쪼그라들었다. 격세지감이란 말로도 부족하다.

경영실적 공시가 나쁘게 나왔다고 모든 회사의 주가가 이렇게 급락하지는 않는다. 실적이 나쁘게 나와도 시장에서 불확실성을 제거했다고 평가하면 주가는 오히려 반등하기도한다.

그러나 이날 카페24의 주가 흐름을 보면 시장을 설득시킬 만한 반등의 요소가 없어보인다. 반격의 카드가 있었다면 공매도의 공격도 제한적이었을 것이다.
카페24가 지난 26일 공시한 2019년 4분기 경영실적을 보면, 실망스러운 게 사실이다. 이 회사의 4분기 매출액은 60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0.8%늘었다.

2018년과 2019년 전체 매출 누계로도, 2019년 총 매출은 2172억원으로 2018년의1653억원과 비교해 518억원이 늘었다. 전체적으로 31.8%의 양호한 외형성장이다. 회사측은 쇼핑몰거래액 성장 및 사업간 시너지 확대에 따른 주요사업의 매츨 증가와 신규 종속회사들의 편입 효과를 들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에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2019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57.7% 감소한 21억원에 그쳤다. 전체 영업이익 누계 역시 2018년 155억원에 비해 2019년은 36.9%가 감소한 98억원에 그쳤다.

작년 4분기 당기순이익도 전년동기대비 64.8% 줄었다. 다만 2019년 전체 당기순이익은 77억원으로 흑자전환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매출이 늘어서가 아니라 금융자산 변동이 반영된 결과다. 이와관련 카페24측은 “현금유출이 수반되지 않는, 회계처리상 신주인수권부사채 평가에 따른 파생상품평가손실로 인한 것으로, 2018년 중 모두 상환 행사되어, 당해 사업연도 흑자로 전환한 것”이라고 공시했다.

결국 2019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30% 정도 늘었는데 오히려 영업이익은 36%가 감소했다는 것은 카페24의 투자 및 비용구조, 수익구조가 여전히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은 안정적인 수익형 구조가 아니라는 의미다. 물론 카페24가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고부가가치 기업이라면 '테슬라 상장'을 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

'테슬라 상장'은 상장요건이 안되지만 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상장을 허용해주는 제도다.

얄밉게도, 이 제도를 도입하게 만든 미국 테슬라의 주가는 극심한 버블 논쟁속에서도 1년만에 400%가 넘게 폭등세다. 물론 월가에서도 테슬라의 성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나오지만 결국 거대한 시장의 힘이 왜곡을 제어한다.

하지만 국내는 상황이 다르다. 지금처럼 '테슬라 상장'을 시켜놓고 적절한 보호막을 만들어 주지 않는다면 국내 시장에서 '테슬라 상장'은 오히려 해당 기업에게 독이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카페24의 사례는 실적시즌마다 실적 부진을 빌미로 한 공매도 세력의 놀이터 밖에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카페24는 앞으로도 계속 국내외 투자를 해나가야 할 기업이다. 지금과 같은 과도한 주가 하락은 회사 구성원들이나 미래를 믿고 투자한 건전한 투자자들에게는 너무 큰 고통이다.

테슬라 상장 기업에게는 최소한 일정기간 동안 '공매도 제도 적용 금지'와 같은 보다 강력한 보완책이 필요해 보인다.

<박기록 기자>rock@dda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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