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통신업계가 코로나19 확산 피해를 겪은 전국 유통망과 네트워크 협력사들을 위해 대규모 상생 지원을 5일 결정했다. 유통망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대리점·협력사의 유동자금 확보를 위해 대금을 조기 지급한 것이 골자다.
앞서 통신3사는 지난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주도한 ‘코로나19 비상 대응체계 점검 회의’를 통해 경기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유통망과 협력사들에 대한 지원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번 3사 상생안이 그 결과물인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힘을 합쳐 총 1240억원 규모의 종합 상생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전국 750여개 대리점에 유통망 운영비 40억원을 지원한다. 마스크·손 소독제·매장방역 등 구호품 구매 및 여신(與信) 이자 지원에 사용될 계획이다. 3월 말 지급하려던 인센티브 가운데 350억원은 지난 4일 조기 지급했다. 피해가 큰 대구·경북 대리점엔 매장 운영비 10억원을 별도 지원하고, 400억원 규모의 휴대폰 매입대금 결제 기한도 1개월 연장했다.
협력사도 지원 대상이다. 140여개 네트워크 인프라 공사 업체에 3~6월 공사 대금 중 일부를 이달 조기 지급한다. 총 230억 규모로, 이 중 약 60억 원이 대구·경북·부산 지역 업체에 지급된다. 네트워크 유지·보수 담당 중소 협력사들 역시 용역 대금 100억 원을 미리 받는다. 동반성장 협약을 맺은 187개 중소기업에는 마스크 등 방역 물품을 지원할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도 총 110억원 규모 대금을 조기 지급해 협력사 상생에 동참한다. 70여개 공사 업체에 상반기 공사 대금 80억 원을 3월 중 제공하고, 중소 유지·보수 업체 용역비 30억 원도 한 달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이날 추가 상생 방안을 내놨다. 양사는 앞선 지난 1일부터 코로나19 피해 유통망(대리점)을 대상으로 지원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KT의 경우 자사 대리점에 2월 임대료 지원(대구·경북 지역 50%, 나머지 30%)을, LG유플러스는 2월 대리점 매장 운영자금 25억원을 긴급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KT는 현재까지 전국 유통망·협력사를 위해 총 1040억원의 지원안을 시행 중이다. 전국 1400여곳 대리점 대상 정책지원금 약 80억원을 추가 지급한다. 지난 1일에 발표한 약 50억원 월세 및 영업 지원금을 합하면 130억원 규모다. 아울러 대리점의 휴대폰 매입대금 약 241억 원에 대한 결제 기한 연장하고, 약 150억 원을 대리점 운영자금 목적으로 지원한다.
중소 협력업체들을 위한 지원 방안도 함께 시행한다. 우선 3월분 지급 예정이던 공사대금 360억원, 물자대금 80억원의 총 440억원을 앞당겨 지급한다. 또 2017년 조성한 상생협력펀드를 활용해 협력사들의 대출이자 감면도 지원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월27일 발표한 약 24억원 규모의 KT 건물 입주 소상공인 대상 임대료 감면까지 합치면 총 464억원이다.
그룹사들도 중소사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 약 55억원 가량의 지원에 나선다. BC카드는 중소 가맹점의 매출 활성화를 위한 무이자 할부 혜택 제공, 가맹점 대출금리 인하 등 약 45억원 규모를 지원한다. BC카드 자회사인 결제전문기업 스마트로는 대리점 대상으로 카드결제 단말기 할인 등 약 10억원 규모를 지원한다.
LG유플러스는 850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마련해 긴급 시행한다. 중소 협력사 지원을 위해 운용 중이던 800억원 규모 동반성장 재원 가운데 동반성장펀드 금액을 250억원 더 늘려 총 750억원으로 확대했다. 동반성장펀드는 기업은행과 연계해 무이자 예탁금을 재원으로 저리 자금 대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와 함께 중소 협력사 납품 대금 500억원을 조기 지급한다. 중소 협력사를 통한 모든 대금 정산은 통상 2~3회였던 것을 월 4회로 늘렸다. 아울러 5000만원 이상 계약 체결 시 필수 요건이었던 보증보험 발행의 면제 대상 범위를 확대해 신용평가등급 기준을 하향(‘BB- 이상’→‘B-’이상)했다. 이를 통해 추가 350여개 중소 협력사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대구·경북 의료진에 휴대전화 100대를 지원한다. 의료진이 코로나19 확진자 관리와 상담 등 긴급 상황에 이용할 수 있게끔 한 조치다. 휴대폰 단말과 이용요금은 모두 LG유플러스가 부담한다. 이 밖에도 지역 골목상권 상생 프로젝트인 ‘U+로드’ 확대, 가족 단위 소규모 자영업자에 ‘사장님 패키지’ 제공 등 다양한 지원책 마련했다.
LG유플러스는 U+로드 확대와 소규모 자영업자 지원 및 전국 대리점지원 등으로 소요되는 자금이 약 1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통신3사는 매장을 찾는 고객들의 안전을 위해 지난 1월부터 전국 매장에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 방역 물품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전사 ‘코로나19 통합 상황실’을 마련해 유통망의 코로나19 확산 및 대응 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