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5G 자급제 스마트폰으로 LTE 요금제를 사용할 경우 일부 통신사 단말 파손·분실 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5G 가입자가 불안정한 품질과 비싼 요금 탓에 LTE로 갈아타는 사례가 늘고 있음에도 서비스 차별이 이뤄지는 셈이다.
25일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 따르면 5G 전용 스마트폰을 자급제 모델로 구매한 뒤 유심 기기변경을 통해 LTE 요금제로 변경할 경우 파손·분실 대비 보험 서비스 가입이 불가능하다.
5G 자급제폰으로 보험에 가입하려면 유심이 아닌 확정(일반) 기기변경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 LTE 요금제로 변경할 수 없게 된다. 전산상 기기변경 등록방식의 차이이지만 결과적으로 5G 자급제 구매자는 반드시 5G 요금제를 써야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단 얘기다.
LG유플러스는 5G 단말로 LTE 유심을 사용하는 것 자체를 권장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해당 방식은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공식적으로는 인정하지 않는 방식이어서 보험에 가입하기 어렵다”면서 “전산상에 등록된 단말과 요금제가 매칭돼야 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과 KT의 경우 유심 기변 상태에서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원래는 LG유플러스와 마찬가지로 불가능했지만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1일부터, KT도 작년 하반기부터 관련 약관이 바뀌었다. SK텔레콤은 특히 보험 정책이 출고가 기준으로 구성돼 있어 기변 방식과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들 고객센터에서는 여전히 5G 자급제폰을 LTE 요금제로 사용할 경우 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는 내용을 안내하고 있어 이용자 혼선을 빚고 있다. 일부 고객센터에서는 “5G 요금제로 보험에 가입한 다음 다시 LTE 요금제로 바꾸면 된다”며 우회적인 방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5G 가입자가 LTE 요금제를 사용하려는 이유는 대부분 5G 품질 불신에 기인한다. 5G 상용화 이후에도 들쑥날쑥한 네트워크 신호와 데이터 끊김 현상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비싼 5G 요금제를 쓰면서도 LTE 우선 모드를 쓰는 이용자 불만이 계속돼왔기 때문이다.
최근 플래그십 스마트폰 라인업은 모두 5G 전용으로만 출시되면서 LTE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이용자들의 선택권도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국내 전략모델은 작년 상반기 ‘갤럭시S10 5G’ 이후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을 제외하고 전부 5G폰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자급제 단말기 활성화 정책 기조를 고려하면 절차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이동통신 자급제 단말기 유통 가이드라인’을 통해 자급제폰 유통 시 차별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금지 행위에는 자급제 구매자에 대한 사후서비스(AS)와 분실·파손 보험 제공조건 차별 행위도 포함돼 있다. 일부 통신사에서 보험 정책을 이유로 특정 요금제를 유도하면서 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이용자 불만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