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낸드플래시 마천루 시대가 도래했다. 적층 경쟁이 심화되면서, 낸드 단수가 올라가고 있다. 재고 정상화 및 가격 상승 등은 반도체 업계에 불을 붙였다. 메모리 업체들은 공정전환 속도를 높여, 대응할 방침이다.
낸드가 처음부터 복층 구조였던 것은 아니다. 기존 ‘플로팅게이트’ 구조는 단층(2D)이었다. 플로팅게이는 전하를 도체에 저장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공정 미세화와 메모리 대용량화로 변화가 필요해졌다. 10나노 공정이 도입되면서 데이터 저장소(셀) 간 간격이 좁아진 탓이다. 이는 전자가 누설되는 간접현상을 유발했다.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낸드 특성상, 단층으로는 고용량을 감당할 수 없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1세대(24단) 3차원(3D) 수직구조 낸드(V-NAND) 상용화에 업계 최초로 성공했다. 셀을 겹겹이 쌓아, 단층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3D 낸드에는 전하를 부도체에 저장하는 CTF(Charged Trap Flash) 방식이 적용됐다. 플로팅게이트보다 단위당 셀 면적을 줄이면서, 읽기 및 쓰기 성능을 높일 수 있다. 이후 낸드 제조사들의 고층 경쟁은 본격화됐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28단에 도달한 상태다.
올해는 144단 제품까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연내 6세대(1xx) 144단 3D 낸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쿼드레벨셀(QLC) 기술을 적용, 범용인 트리플레벨셀(TLC)보다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게 했다.
마이크론은 올해 2분기 128단 낸드 생산에 돌입하고, 내년에는 고층 낸드 비중을 늘린다. 웨스턴디지털과 키옥시아는 협력, 5세대 3D 낸드 기술인 BiCS5 개발에 성공했다. TLC 및 QLC 기술을 기반으로 했다. 양사는 ‘측면 미세화’ 기술과 112단 수직 메모리의 결합으로 원가를 낮췄다.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도 낸드 개발에 한창이다. 양쯔메모리테크놀러지(YMTC)는 지난해 9월 64단 낸드를 공개했다. 독자적인 적층 기술을 적용했다. 올해는 90단을 건너뛰고, 128단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낸드는 D램 대비 기술 구현이 수월해 추격 속도가 빠른 편이다. D램은 낸드플래시와 달리 적층이 어렵다. 별도의 캐패시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로 선폭을 줄여 성능 및 효율을 높여야 한다.
낸드 시장은 분위기가 좋다. 지난달 3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에 사용되는 128기가비트(Gb) 멀티레벨셀(MLC) 낸드 가격(1월 기준) 4.56달러다. 지난해 반도체 불황에도 낸드는 지난 7월 반등에 성공, 지금까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메모리 호황기였던 2017년 초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당분간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낸드 재고 수준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발표를 통해 정상화 단계임이 드러났다. 서버 및 PC용 SSD 출하량 증가, 하반기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MS) 신규 콘솔 출시 등도 호재다.
한편 D램익스체인지는 지난해 3분기 시장점유율을 공개했다. 삼성전자(33.5%)는 선두를 유지했고, 키옥시아(18.7%) 웨스턴디지털(13.7%) 마이크론(12.9%) 인텔(10.9%) SK하이닉스(9.6%) 등이 뒤를 이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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