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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부진에 흔들린 삼성전자·SK하이닉스…올해 투자 ‘축소’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19년 4분기 및 연간 실적발표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내내 지속된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양사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연말부터는 D램 가격 하락이 중단되는 등 회복세를 보였다. 서버와 모바일을 중심으로 수요도 증가했다. 올해도 긍정적인 분위기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신중한 입장이다. 투자를 늘리기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2019년 4분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반도체 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6조7900억원, 3조4500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5%, 전년동기대비 10%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13% 늘고, 전년동기대비 56% 줄었다.

31일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K-IFRS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조9271억원, 236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1.3% 상승, 전년동기대비 30.3%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50.1%, 전년동기대비 94.7% 떨어졌다.

양사는 동반 부진했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에서 희망을 봤다. 해당 분야는 3조6100억원으로 전년(3조2500억원)보다 성장했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이미지센서 등이 메모리 실적 하락을 상쇄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한진만 전무는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모바일 기기 고용량화 등의 기대요인이 있지만 반등 사이클에 진입했다고 단언하기엔 고려할 부분 많다”며 “클린룸 등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겠지만, 상반기는 메모리 재고 정상화와 공정 개선으로 대응하겠다”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충격을 그대로 흡수했다. 영업이익이 반토막난 삼성전자가 부러운 수준이다. D램과 낸드 출하량 증가가 위안이다.

SK하이닉스 최고재무관리자(CFO) 차진석 부사장은 “4분기는 수요 증가 예상에 따른 대응으로 비중 확대한 제품군 수익성이 낮았다. 공정전환에 따른 초기비용도 부담”이라면서 “D램은 데이터센터 고객 영향으로 늘었고, 낸드는 PC 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탑재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재고 줄이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내 메모리 재고는 정상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 지난해 말부터 D램 재고 4주 미만, 낸드 재고 5주 이하로 축소됐다고 전했다. 보유 재고는 수익성 개선 및 판매처 확보용으로 활용한다.

첨단 공정전환도 양사의 공통점이다. 삼성전자는 10나노 2세대(1y)급 선단 공정을 확대한다. 상반기부터는 6세대 V-낸드 공정 전환을 본격화, 수익성 강화를 노린다. SK하이닉스도 1y 라인을 늘리고, 96단 및 128단 낸드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도 3세대 10나노급(1z) 공정 개발을 완료한 만큼 고부가가치 비중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재고 조정, 공정전환 등과 별개로 두 회사의 투자 규모는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율)를 D램 10% 중반, 낸드 20% 중반으로 예상했다. 예측대로면 D램 비트그로스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다. 매년 30% 이상이었던 낸드도 하락한 수준이다. 설비투자(CAPAX)는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지만, 사실상 투자 축소 수순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12조7000억원)보다 투자 금액을 줄인다. 개선되는 흐림이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한다고 판단했다. 기존의 보수적 투자와 생산전략에 큰 변화가 없을 예정이다. D램과 낸드 캐파 감소도 동반된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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