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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V로 엇갈린 메모리 빅3…삼성전자-마이크론 격차↑

-마이크론, EUV 도입 무기한 연기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메모리반도체 업체 간 격차가 다시 벌어질 전망이다. 차이는 극자외선(EUV) 공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적용했고, SK하이닉스는 하반기 구축 예정이다. 반면 마이크론은 시기를 미뤘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EUV 도입을 6세대(1c) 10나노급 이후로 늦춘다. 1c까지는 이머젼(immersion, 액침) 멀티 패터닝 공정을 활용한다. 기존 불화아르곤(ArF) 기술을 유지한다는 의미다. 차후 일정도 불확실하다. 사실상 무기한 연기다.

EUV는 파장 길이가 13.5나노미터(nm)다. ArF(193nm) 대비 14배 짧다. 짧은 파장 덕분에 미세한 회로를 그리는 데 적합하다. 얇은 붓을 쓰면 섬세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공정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EUV 도입은 필수적이다.

지난해 10월을 기점으로 메모리 ‘빅3’(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모두 3세대(1z) 10나노급 공정 개발을 완료했다. 선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격차가 좁혀졌다. 2~3년에서 6개월 정도로 줄였다는 평가다.

하지만 마이크론이 EUV 적용을 미루면서 차이는 다시 벌어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1z D램 개발을 완료, 9월부터 양산에 돌입했다. 지금까지 ArF 노광 장비를 사용했고, EUV 장비 도입을 앞두고 있다. EUV 공정이 본격 활용되면, 마이크론은 상대적으로 뒤처질 수밖에 없다.

D램은 낸드플래시와 달리 적층이 어렵다. 별도의 캐패시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로 선폭을 줄여 성능 및 효율을 높일 수밖에 없다. 회로의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지면 ▲신호처리 속도 향상 ▲동작 전압 및 대기 전압 감소 ▲웨이퍼당 D램 생산량 증가 등의 이점이 생긴다. 메모리 업체들이 나노 경쟁을 펼치는 이유다. EUV 공정은 패터닝 횟수도 줄여, 원가절감에 효과적이다.

SK하이닉스는 삼성보다는 늦지만, 마이크론보다 상황이 낫다. 올해 하반기 EUV 라인을 구축할 전망이다. 2021년 초 4세대(1a) 10나노급 D램 양산시, EUV 장비 투입 예정이다. 2위 자리를 확고히 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D램 공정에서 EUV가 도입되면, 칩 성능 향상 수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마이크론이 EUV를 늦추면 늦출수록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따라가기 버거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PC용 D램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8기가비트(Gb) 제품 가격은 2.81달러다. 10월부터 가격 하락이 멈췄다. 디램익스체인지는 “D램 가격이 10월 이후부터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올해 1분기 고객사들의 재고 축적 수요 늘어나면서, 가격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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