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LG헬로비전이 3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스틱’ 사업을 접는다. ‘뷰잉’ 또한 실시간 채널을 종료하면서 OTT박스 기능만 남겨뒀다. CJ헬로에서 LG헬로비전으로 탈바꿈한 만큼, LG유플러스와 새로운 OTT 전략을 강구하기 위한 조치다.
29일 LG헬로비전은 급변하는 OTT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 모색을 위해 다음 달 27일 유료콘텐츠 신규‧재구매 서비스 지원을 중단하고, 3월31일 스틱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가입자 대상으로 공지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LG헬로비전와 LG유플러스가 신규 OTT 전략을 3월경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OTT는 통신사에서 주목하는 미디어 사업이다. SK텔레콤은 지상파3사와 협력한 OTT ‘웨이브’, KT는 지난 달 ‘시즌’을 내놓으며 콘텐츠와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양 서비스는 약 한 달만에 300만명에 가까운 사용자를 유치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특히, 3월 KT는 커스터머‧미디어 부문을 총괄해 온 구현모 후보를 신임 사장으로 선임할 예정인데, OTT를 포함한 미디어 사업에 전략적 결정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들을 살펴봤을 때 LG유플러스는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U+모바일tv’로 OTT 사업 전략을 일원화하고 LG헬로비전과 시너지를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헬로비전이 스틱과 뷰잉 사업을 3월을 기점으로 철수하기로 한 점도, 양 서비스를 유지할 경우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 OTT 서비스 간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잠식)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가입자가 분산될 수 있는 기존 서비스와 충돌을 줄이고 하나의 OTT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방안이다.
더군다나 그동안의 CJ헬로(現 LG헬로비전) OTT 서비스 존폐는 인수합병(M&A)과 맥을 같이 해 온만큼, 스틱과 뷰잉 사업 철수는 예정된 흐름이라는 설명이다.
스틱 전신인 ‘티빙스틱’은 HDMI 단자가 있는 스크린 어디에나 꽂기만 하면 티빙 영상 콘텐츠를 스트리밍할 수 있는 제품으로 2014년 출시됐다. 당시 영화‧방송 주문형비디오(VOD) 5만편, 케이블‧종합평성‧보도전문채널 150여개를 제공한 바 있다. 그런데 2016년 CJ헬로와 SK텔레콤이 M&A를 추진하면서 티빙 사업권이 CJ ENM으로 넘어가게 됐다.
같은 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양사 M&A를 불허했고, CJ헬로는 2017년 2월 티빙스틱 명칭을 스틱으로 바꿨고, 같은 해 11월 푹, 왓챠플레이, 넷플릭스, 유튜브까지 제공하는 OTT 서비스 뷰잉을 선보였다.
이후부터 CJ헬로는 OTT 사업을 뷰잉 중심으로 꾸리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1월 스틱에서 티빙 서비스를 종료하고, 뷰잉 전환을 꾀하기 위한 보상판매 프로모션을 내걸기도 했다. 핵심 서비스인 티빙이 종료된 후 스틱 이용자는 실시간 채널과 미러링 기능만 사용할 수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달 정부에서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최종 승인하면서 기존 OTT 서비스 전략도 변화를 맞게 된다. CJ를 벗고 LG헬로비전으로 출범한 만큼, OTT 사업에서도 LG유플러스와의 공조가 중요해졌다.
다만, M&A 향방에 따라 OTT 서비스 기능 축소를 겪어온 기존 이용자는 또다시 불편함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LG헬로비전은 기기‧구성품 반납 때 구매시기와 구매금액을 고려한 일정 보상을 실시할 방침이다. 보상 기준은 오는 17일 공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