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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시대 ‘계륵’ 된 DMB, 스마트폰서 계속 볼 수 있을까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 스마트폰에서 퇴출될 위기다. 최근 삼성전자가 최신 스마트폰에서 DMB 기능을 제외하면서 방송사업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의 중재 노력은 사실상 중단됐다.

11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와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단말기에서 DMB 수신 기능을 탑재하지 않은 제조사와 이에 반발한 방송사업자 간 갈등 중재에 나섰으나 지난 10월29일 첫 실무회의 이후 현재까지 후속 조치가 없는 상태다.

방통위는 “첫 회의 이후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심사 문제가 겹치면서 지상파 DMB 문제는 답보 상태가 됐다”라면서 “단말기 제조사와 DMB 사업자가 각자의 입장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지상파 DMB를 둘러싼 논란은 삼성전자가 올해 8월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노트10’에 처음으로 DMB 기능을 삭제하면서 시작됐다. 방송사업자들은 재난 방송 수신 역할을 하는 DMB를 국내 제조사들이 배제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상파 DMB는 2014년 6월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방송 공동 수신설비의 설치기준에 관한 고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등에 따라 ‘재난방송 수신 매체’로 지정됐다. 방통위는 2017년 지상파 DMB 방송사의 재허가 조건 중 하나로 고화질 DMB 방송 시행을 제시했다.

하지만 법적으로 제조사에 지상파 DMB 기능 탑재를 강제할 길은 없다. 일각에선 입법 추진 가능성도 제기하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 미국 애플, 중국 화웨이 등 해외 제조사에까지 강제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국내 기업 역차별 논란만 불거질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방송사업자들은 DMB 사업 관련 정부 지원금을 요청하고 있다. 지상파DMB특별위원회(지특위)는 실무회의 당시 방송 송출 장비 교체 및 프로그램 제작 등과 관련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방통위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단말기 제조사들은 지상파 방송사에 DMB 인코딩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면서 “제조사들이 내는 돈이 DMB 사업의 주 수입원인데, 이것이 줄어들게 되니 방송사업자 입장에선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제조사들은 모든 단말기에서 DMB를 삭제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DMB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없는 상황임을 강조하고 있다. 또, DMB 외에도 재난 매체 역할을 수행하는 FM 라디오가 있기 때문에 재난 시 시청자 권익을 충분히 지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실시간 영상 스트리밍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새로운 시청환경으로 DMB 역할이 줄어들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올해 1월 방통위가 발표한 ‘2018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3개월 이내 지상파 DMB 서비스 이용률은 7.5%에 불과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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