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사진>은 지난 22일 세종시에서 열린 신년간담회에서 “5G 대중화를 위해 네트워크 품질 제고와 다양한 중저가 요금제가 출시돼야 한다”며 “알뜰폰에서 조기에 5G 중저가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통신3사도 청소년‧실버 요금제 등 맞춤 요금제부터 단계적으로 내놓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통신사가 내놓는 5G 3~4만원대 요금제는 현재 통신3사 슬림 요금제와 유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3사 슬림 요금제는 월 5만5000원으로, 데이터 기본 제공량은 8~9GB다. 이를 모두 소진하면 1Mbps 제한된 속도로 이용 가능하다. 우선적으로 타깃 요금제로 선보이지만, 과기정통부는 연내 일반으로 중저가 요금제를 확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통신3사에게 일반인 대상 5G 중저가요금제를 요청했으나, 통신사에서 특정 타깃 요금제부터 내놓는 방안을 제안했다”며 “슬림요금제 형태를 생각하고 있으며, 속도제한을 걸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소년‧어르신 5G 중저가 요금제를 낸다고 해서, 올해 일반 대상 중저가 요금제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올해 안에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슬림 요금제는 정부 요청에 통신3사 구색 맞추기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 요금제에서 제공되는 데이터로는 1시간에 30GB까지 소모되는 VR 콘텐츠 감상조차 어려워, 제대로 된 5G 서비스를 누릴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완전 데이터 무제한으로 3~4만원대 5G 중저가 요금제를 내놓으면 시장이 무너진다. 어느 나라에도 그러한 요금제는 없다”며 “5G 통신서비스를 사용하는 방법이 각자 다르고, 통신3사별 차이는 있지만 슬림요금제 사용자 비중은 약 10%인 만큼 유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통신3사 청소년‧어르신 대상 5G 중저가요금제 출시 시기는 5G 알뜰폰 요금제가 등장한 이후로 관측된다. 과기정통부는 알뜰폰 시장에서 5G 3~4만원대 요금제가 우선적으로 나와야 한다는 방침이다. 알뜰폰 5G 중저가 요금제가 지렛대 역할을 해 통신3사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최 장관은 “5G 중저가요금제의 경우, 알뜰폰시장에서 먼저 출시돼야 하고 이후 통신3사에서 청소년‧실버 대상 요금제를 발표하게 될 것”이라며 “일반에 대한 중저가 요금제는 조금 더 이야기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과기정통부는 통신3사에 3~4만원대 5G 중저가요금제 출시를 줄곧 요구해 왔다. 그러나 통신업계에서는 5G 상용화 1년도 안 된 시점에서 향후 투입해야 할 투자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아직은 무리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에 최 장관은 통신3사 망 투자 상황 등을 고려해, 특정 타깃 대상 맞춤형 중저가 5G 요금제 출시로 한 발 물러섰다.
5G 기지국 확대를 위한 통신3사 설비투자비(CAPEX)는 지난 3분기 2조1900억원에 달하며, 전분기 때도 2조원 수준을 보였다. 5G 망 투자는 끝나지 않았다. 5G 3.5GHz 대역 전국망 구축, 인빌딩, 28GHz 대역 구축, 5G SA(단독규격)까지 줄줄이 남아있다. 25% 선택약정할인으로 하락해 온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과 무선매출이 5G 상용화 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투자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내놓는 5G 중저가요금제는 성장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최 장관은 “2022년까지 5G 관련 융복합 서비스 발전을 위한 민간 활동 누적 금액 30조원을 달성하고자 한다. 지난해 통신사들 투자규모는 9조원을 초과해, 전년대비 약 50% 증가를 예상하고,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5G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 중저가 요금제 출시가 기업에 부담될 수 있으나, 5G 대중화 위해 네트워크 품질 제고와 다양한 중저가 요금제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