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대한민국은 5G 세계최초 상용화를 기록하며, 5G 발전의 토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2020년은 5G 경쟁 본편에 해당한다. 가장 먼저 5G를 상용화한 한국을 시작으로 미국, 중국, 유럽 일부 국가에 이어 상당수 국가들이 올해 본격적인 5G 서비스에 돌입한다. 통신장비시장은 물론, 국내 통신3사 해외 수출도 가속화된다.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등 신시장 창출도 가시화될 예정이다. <디지털데일리>는 신년기획으로 ‘2020년 경자년 5G 시장’에 대해 조망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2019년 4월3일 저녁, 국내 정보통신업계는 긴박했다.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이 5G 상용화를 11일에서 4일로 앞당겼다는 첩보가 입수됐다. 당초 우리 정부와 통신사는 4월5일 세계 첫 5G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었다. 결국, 3일 밤 11시 삼성전자 ‘갤럭시S10 5G’로 기습개통이 이뤄졌다. 간발의 차이로 세계최초 타이틀을 지켜낸 것.
한국은 이렇게 5G 1차전을 치렀다. 이후 전국 각지에 부지런히 기지국을 쌓고 커버리지를 확대했다. 지난달 14일 기준 5G 기지국 수는 9만4407국으로, 상용화 시점과 비교해 2.6배 이상 증가했다. 전국 85개 지역에 5G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2022년이면 전국망 구축이 완료된다. 인구 대비 커버리지는 약 95%에 달한다.
이제는 2차전이다. 작년이 ‘5G 상용화’의 해였다면 올해는 ‘5G 대중화’를 위한 원년이다. 통신사들은 올해부터 건물 내부와 지하철에서도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실내통신장치(인빌딩) 커버리지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 자체 솔루션과 고성능 광중계기 개발이 한창이다.
다양한 기술 고도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5G 단독모드인 SA 서비스가 올해 상용화된다.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하는 광대역 폭 주파수인 28㎓ 대역도 준비 중이다. 진화된 성능을 바탕으로 개인(B2C)은 물론 기업용(B2B) 서비스까지 꽃피울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국내 5G는 5G망과 LTE망을 혼합해 사용하는 비(非)단독모드다. NSA(Non-Standalone)라고도 부른다. 무선안테나와 데이터처리장치는 5G 기지국을 사용하지만, 코어망인 유선망 데이터전송구간에는 LTE 장비를 그대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올해에는 LTE와 융합하지 않고 유무선 구간 모두 5G로 통신하는 단독모드(SA·Standalone)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SA가 완성되면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의 5G 고유 속성을 진정으로 구현할 수 있다. 통신 접속 시간이 2배 이상 빨라지며 데이터 처리 효율도 3배 높아진다. 네트워크를 가상네트워크로 분리하는 ‘네트워크 슬라이싱(Network Slicing)’ 기술도 가능해진다. 이용자 상황에 따라 맞춤 트래픽 관리를 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글로벌이동통신표준화기구 3GPP는 릴리즈16 기반의 5G SA 2차 표준을 올해 3월 공표할 계획이다. 그에 맞춰 통신3사도 SA로의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 SK텔레콤은 에릭슨과 함께 5G SA에 성공했으며, KT는 CUPS 기술로 SA 상용화에 대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서로 다른 네트워크 장비 기업이 만든 코어·장비를 연동해 5G SA 시연에 성공했다.
28㎓ 주파수 대역 상용화도 예정돼 있다. 5G SA와 융합해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상용화된 5G는 3.5㎓의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다. 기존 NSA와 함께 통신 속도를 1~2Gbps 수준으로 올리고 LTE 대비 3~4배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다만 당초 5G로 기대되던 초고속(20Gbps)과 초저지연(1ms·0.001초) 성능을 내긴 어렵다.
고주파의 28㎓는 1초에 280억 번 진동으로 3.5㎓ 대역 대비 전파가 훨씬 빠르고 직진성이 강하다. 전국망용인 3.5㎓와 달리 28㎓는 인구가 밀집된 대도시나 주요 상권 등 핫스팟용으로 역할을 할 예정이다. 단말기 수십만 대가 한번에 몰리는 상황에서도 초고속·초저지연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는 의미다.
통신3사는 주요 장비업체들의 28㎓ 장비 개발·검수가 완료되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전용 기지국 개설에 나선다. 28GHz 주파수를 사용하려면 해당 주파수를 지원하는 전용 단말기가 필요한 만큼 삼성전자 등 주요 제조사와도 협의하고 있다. 증강·가상현실(AR·VR) 등 5G 특화 서비스부터 자율주행과 스마트팩토리 등 B2B 영역 인프라 구축에 매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