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대한민국은 5G 세계최초 상용화를 기록하며, 5G 발전의 토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2020년은 5G 경쟁 본편에 해당한다. 가장 먼저 5G를 상용화한 한국을 시작으로 미국, 중국, 유럽 일부 국가에 이어 상당수 국가들이 올해 본격적인 5G 서비스에 돌입한다. 통신장비시장은 물론, 국내 통신3사 해외 수출도 가속화된다.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등 신시장 창출도 가시화될 예정이다. <디지털데일리>는 신년기획으로 ‘2020년 경자년 5G 시장’에 대해 조망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지난해 한국은 5G 초석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지난 달 14일 기준 5G 가입자는 약 449만명에 달했다. 전세계 5G 가입자 중 절반을 한국이 차지하고 있다는 업계 추산이다. 커버리지도 빠른 속도로 넓어지고 있다. 지난해 4월 상용화 시점 대비 기지국은 2.6배 이상 증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5G 기지국수는 지난해 4월3일 3만5851국과 비교해 163% 증가한 9만4407국으로 조사됐다.
세계최초 5G 상용화 왕관으로 5G 주도권을 유지한 결과, 전세계 정부 및 통신사들이 5G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 한국을 찾기 시작했다. OECD‧세계은행을 비롯해 미국, 영국, 일본, 핀란드, 중국, 중동 곳곳에서 한국을 방문했으며, 해외수출 계약 성사도 이뤄졌다.
이처럼 5G는 전세계에서 주목하고 있고, 한국은 선두에 있다. 5G는 단순히 새로운 통신네트워크에서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5G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과 결합해 기존 산업과 융합한 신산업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5G 중심에 선 통신3사도 이러한 기회를 주목하고 있다. 포화된 내수 회선사업을 벗어나 새로운 시장에서 먹거리를 창출하고, 글로벌 확장의 디딤돌로 삼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통신3사 모두 5G 리더십을 확장할 준비에 나섰다. 우선, SK텔레콤은 ‘글로벌’로 나아갈 방침이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웹서비스, 컴캐스트, 페이스북, 싱클레어, 도이치텔레콤 등 글로벌 유수의 기업들과 전방위 협력하며 5G 글로벌 확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올해 SK텔레콤은 컴캐스트와 함께 e스포츠를 통한 5G‧미디어 시장에 진출하고, 신규 VR서비스 ‘버추얼 소셜 월드’를 북미 등 글로벌 버전으로 출시한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CES2020’을 통해 ‘인공지능(AI) 초협력’을 강조하며, 삼성전자와 카카오 협력을 언급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향후 5G가 가장 큰 변화와 기회를 가져다줄 분야로 미디어 콘텐츠 시장을 꼽고 있는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를 기반으로 아시아 전체가 협업하는 미디어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5G 특화 서비스에 대한 투자도 2배 늘리고, 올해 70만명이 방문한 전국 5GX 부스트파크는 230여개로 확대한다.
KT는 3월 구현모 후보가 최고경영자(CEO)에 올라서면, 5G 비즈니스 모델에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KT는 5G 기반 AI 기업을 선포하며, 체질 변화를 알린 바 있다.
앞서, KT는 현대중공업과 함께 5G기반 스마트 조선소를 구축했고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치료·정보·병리 진단 등 의료업무에 5G를 적용한 5G병원을 만들고 있다. 건설현장에 5G와 원격제어 기술을 접목한 현대건설까지 다양한 산업에서 5G 적용 사례를 창출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융합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는 CES2020에서 5G, AI, 증강현실(AR), 자율이동에 주목했다. 하 대표는 구글 스마트홈 서비스를 체험한 후 구글과 협업을 통한 시너지를 기대했으며, 두산인프라코어와 5G 기반 모빌리티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또한, LG유플러스는 향후 5년간 콘텐츠에 2조6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5G 킬러콘텐츠를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통신3사는 5G 대중화와 고도화에 주력한다. 가입자 증가세에 맞춰 올해 통신3사는 전국에 5G망을 설치하고, 인빌딩을 본격 착수하면서 5G 품질 향상을 꾀하게 된다. 특히, 5G 단독모드(SA)와 28GHz 초고주파 대역 5G를 상용화해 더 빠르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기존 수도권 지역 1%였던 세액공제율을 2%로 확대한다. 공사비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했다. 이에 따라 올해도 통신3사는 설비투자비(CAPEX)에 전년과 같은 수준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통신3사는 약 9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망 구축을 위해 투자했다.
다만, 5G 요금 인하 압박은 통신3사 입장에서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5G 망투자와 글로벌 협력, 신산업 창출에 투자금액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5G 요금인하 정책이 집행될 경우, 이제야 반등하는 무선사업 매출 성장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