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새로운 생활가전 시장을 만든다. 기존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더했다. 기존 기술을 응용해 또 다른 편의를 제공한다. 신기술이 생각치 못 했던 제품으로 탄생했다. 경험에 돈을 지불하는 일명 ‘가심비’ 시장을 노린다. 새 시장의 개화는 업계에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다.
10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2020’이 진행 중이다. CES는 종합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로 변모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자율주행차 ▲가상현실(AR)/증강현실(VR) 등 새로운 시대를 보여주는 제품이 넘쳤다. TV와 생활가전 등 전통적 제품에 대한 비중은 줄었다. 하지만 이들도 ‘경험의 혁신’으로 관람객의 발길을 잡았다.
2016년 삼성전자가 처음 선보인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대세가 됐다. 패밀리허브는 냉장고 문에 화면을 배치한 제품이다. 내부엔 카메라를 달아 냉장고 문을 열지 않아도 내부를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패밀리허브에 ‘푸드AI’를 넣었다. 냉장실에 식재료를 넣으면 냉장고가 알아서 관리한다. 냉장고 안의 재료로 한 주 식단과 요리법을 제공한다. 모자라는 것은 주문과 구매까지 제안한다. 가족의 일정과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은 기본이다. CES2020에서 생활가전 업체 대부분 패밀리허브 스타일 냉장고를 전시했다. 할 수 있는 일은 천차만별이지만 말 그대로 패밀리허브다.
채소를 직접 키워서 먹는 일도 보편화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식물재배기’를 공개했다. 집 안에서 채소를 키우는 기기다. 업소용 냉장고처럼 생겼다. 선반에 씨앗 일체형 패키지를 넣어두면 된다. 알아서 큰다. 매번 물을 주지 않아도 된다. 태양은 발광다이오드(LED)가 대신한다. 생육에 필요한 환경은 냉장고와 정수기 기술을 변형했다.
신발관리기도 등장했다. 삼성전자가 만들었다. ‘CES혁신상’을 받았다. 신발은 빨지 못하거나 자주 빨기 어렵다. 신발을 넣어두면 탈취와 습기를 제거한다. 의류관리기의 또 다른 버전이다. LG전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제맥주제조기를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누구나 집에서 맥주를 만들어마실 수 있는 기기다. 패키지를 꽂기만 하면 된다. 나만의 양조장이다.
소형 냉장고는 진화했다. 그냥 작은 냉장고가 아니다. 인테리어 소품 역할을 한다. 서로 다른 제품을 결합해 이용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공기청정기 ‘큐브’와 외관이 같은 ‘큐브 냉장고’를 발표했다. ▲와인큐브 ▲비어큐브 ▲뷰티큐브다. 각각 ▲와인 ▲맥주 ▲화장품 관리 최적 온도를 지원한다. 이 제품도 CES혁신상을 받았다.
하이얼은 ‘스마트옷장’을 소개했다. 옷장의 옷을 파악해 어울리는 옷을 제시한다. AI와 AR을 가미했다. 아침마다 무엇을 입을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오늘의 분위기와 날씨를 옷장에게 알려주면 끝이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장 김현석 대표는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가전업계에 새로운 기회를 준다”라며 “가치 있는 경험을 얼마나 전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