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트업·중소기업, 기술 우위보다 가치 경험 ‘강조’…AI·IoT·AR, 상품화 ‘천차만별’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경험의 시대’다.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에서 성능을 자랑하던 시대는 끝났다. 어떤 가치를 느낄 수 있는지 알려야 눈길을 받는다. 특히 스타트업이 그렇다. 빈약한 지명도를 만회하기 위해선 놀라운 경험을 강조해야 한다. CES2020 역시 발길을 잡으려는 경쟁이 치열했다.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2020이 진행 중이다. 테크웨스트 샌즈엑스포는 테크이스트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와 달리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중심 전시관이다. 이들은 고객과 투자자 등을 잡기 위해 분주했다.
한국은 미세먼지가 일상이다. 미세먼지 저감정책은 이제 시작이다. 해외 요인도 걱정이다. 공기청정기가 생활필수품이 됐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제대로 막아고 있을까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 매번 쓰고 버리기도 아깝다. 에이오에어는 공기청정기를 부착한 마스크 ‘애트모스’를 선보였다. 화장이 지워지지 않는다. 안경에 김이 서리지도 않는다. 공상과학(SF) 영화에 나올 법한 디자인이다. 한국 진출도 할 예정이다.
가상현실(VR)을 더 실제같이 만들기 위한 수단은 머리에서 손 그리고 발로 내려왔다. 사이버슈즈는 ‘스텝 인투 VR’을 소개했다. VR 콘텐츠는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를 착용해 즐긴다. 손에는 컨트롤러가 있다. 머리를 돌리는 방향으로 화면이 움직이고 손으로 반응했다. 이 신발을 착용하면 사람의 걷는 방향에 따라 콘텐츠에 변화를 줄 수 있다. 발로 하는 움직임도 가능하다. 물안경도 증강현실(AR)이 가능하다. 뷰직스는 ‘스마트스윔’ 물안경을 제안했다. 수영을 하면서 실시간 코치를 받을 수 있다.
사물인터넷(IoT)을 품은 옷은 다양한 용도로 진화했다. 제노마는 잠을 잘 자게 해주는 ‘e스킨 슬립&라운지’를 소개했다. 마얀트는 ▲속옷 ▲임산부 옷 ▲작업복 ▲운동복 등을 전시했다. 몸 상태와 위치정보 등을 파악한다. 옷의 용도에 따라 특화기능을 제공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확인할 수 있다.
거울이 디스플레이 역할을 하는 것은 이제 놀랍지 않다. 거울을 보며 다른 일을 하는 것 대신 거울 본연의 기능을 강화했다. 아이콘AI는 인공지능(AI)을 거울에 넣었다. 스마트 메이크업 거울 ‘비너스’를 내놨다. ‘CES혁신상’을 수상했다. 이 거울은 AI가 이용자가 화장을 하기 전 어떤 화장을 하면 좋을지 알려준다. AR을 이용했다. 아마존 ‘알렉사’ 기반 음성인식을 지원한다. 쓰레기통도 발전한다. 토뉴는 쓰레기를 버릴 때 번거로움을 줄였다. 주변에 사람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뚜껑을 연다. 쓰레기통을 비우려 하면 쓰레기봉지를 묶어준다.
육아를 도와주는 상품도 있다. 내닛은 아기보에 AI를 투입했다. 아이의 생체리듬과 수면을 평가한다. 스마트폰 앱으로 상황에 따른 분석과 대처요령을 알려준다. 폐쇄회로(CC)TV와 연계했다. 포맘스는 ‘마마루 슬립’을 발표했다. 아기요람이다. 아이를 재우거나 달래기 위해 자동으로 흔들린다. 5개 모션을 내장했다.
소외 계층을 돕는 기술도 빠질 수 없다. 에이비아이는 ‘렉시렌즈’를 꺼냈다. 난독증 치료를 돕는 안경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10%가 난독증이다.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안경을 쓰고 보면 된다. 사용법을 익히거나 언어제약이 없다. 저시력자를 태블릿도 눈길을 끌었다. PCT는 세계 최초 점자 태블릿 ‘택틀 프로’를 제안했다. 디스플레이는 e잉크다.
한편 성차별 및 성상품화 논란을 불러온 로라디카르로의 전시장도 이곳에 있다. ‘CES혁신상’을 받은 3종을 전시했다. 제품에 흥미를 보이거나 상담을 하는 이가 적지 않았다. CES를 주관하는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의 일관하지 못한 정책이 논란을 자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