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물리보안과 사이버보안의 경계가 옅어지고 있다. 물리보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폐쇄회로TV(CCTV)도 IP 카메라의 사용이 늘면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융·복합되고 있다.
문서보안(DRM) 업계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마크애니도 영상보안 시장에 뛰어들었다. AI를 접목한 지능형 선별관제 솔루션을 필두로 ▲영상 반출 ▲패스워드 관리 ▲통합관제센터 자산관리 ▲오남용 내부통제 등을 통해 CCTV 통합 보안 솔루션을 제공한다.
조명돌<사진> 마크애니 이사는 “마크애니의 출발점은 위변조, 불법복제 방지를 위한 워터마킹 기술이다. DRM은 이런 워터마킹 기술의 한 갈래”라며 “그간 축적해온 워터마킹 기술과 AI 딥러닝 기술 등을 융합해 크게 성장하고 있는 CCTV 영상보안 시장에 진출했다”고 설명했다.
마크애니가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AI를 접목한 지능형 선별관제 솔루션이다.
과거에는 모든 CCTV 영상을 순차적으로 보는 ‘순차관제’였다. 관제사에게 할당된 카메라 영상을 목적 없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보는 방식이다. 관제사에게 100대의 카메라가 할당돼 있다면 한 영상을 10초만 보더라도 처음 영상에서 마지막 영상을 볼 때까지 16분 40초가 걸리는 셈이다. 그사이에 중요한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다.
하지만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영상에서의 사람이나 사물, 자동차 등의 객체나 폭력, 침입, 화재 등 행위분석을 인식할 수 있게 됐다. 무의미한 영상을 시간 흐름에 따라 보는 순차관제에서 필요로 하는 내용만 선별해서 볼 수 있는 ‘선별관제’가 가능해졌다. 마크애니의 지능형 선별관제 솔루션 ‘스마트 아이’다. 3년가량의 개발 기간을 거쳐 만들어진 이 기술은 대전광역시에 납품해 2년간의 필드 테스트를 거쳤다.
조 이사는 “행정안전부는 CCTV 관제센터의 관제사 1명이 49대의 카메라를 관제하라고 권고하지만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렵다. 2교대나 3교대로 훨씬 많은 카메라를 관리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CCTV의 필요성이 늘어나지만 관제사의 부족으로 더 늘리더라도 관리가 어려운 상황인데, 지능형 선별관제는 이런 문제를 보완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워터마킹 기술과 직접 연관한 영상 반출 솔루션은 마크애니가 크게 앞서고 있다. 마크애니의 국내 영상 반출 시장 점유율은 50%에 달한다.
이 밖에도 CCTV 통합관제센터를 위한 자산관리 솔루션도 마련했다. 카메라나 기타 장비들의 관리뿐만 아니라 관제사들의 근태, 급여, 행정, 이력 등도 관리하는 솔루션이다. 또 관제사의 도덕적 해이를 견제하기 위한 오남용 내부 통제 솔루션도 갖췄다. 로그 데이터를 확인해 불법적인 영상물의 취득, 잦은 영상 조작 등을 막는 솔루션이다.
아날로그 망을 쓰던 과거와 달리 네트워크망에 연결되면서 IP 카메라의 패스워드 관리도 중요한 보안 이슈가 됐다. 하지만 다수의 IP 카메라는 초기의 간단한 ID, 패스워드를 사용하는 실정이다. 수백, 수천대 이상의 IP 카메라 ID와 패스워드를 CCTV 관제사가 관리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에 마크애니는 CCTV 패스워드 관리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조 이사는 “누군가 독한 마음을 먹고 아무 IP를 치고 들어가서 디폴트 ID와 패스워드를 입력하면 CCTV에 접속할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최근 부산의 한 언론사 전광판 해킹도 원격제어 솔루션의 ID와 패스워드가 노출돼 생긴 일”이라며 “CCTV를 악용해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중요한 정보를 빼가는 등의 일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패스워드 관리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CCTV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시티 산업의 핵심 인프라이기도 하다. CCTV가 수집한 영상을 선별관제해 화재나 지진, 홍수 등의 재해나 폭력 및 사고 등 이슈가 발생할 때 경찰서나 소방서 등에 알려 즉시 출동하도록 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그는 “지능화된 도시에서 CCTV는 1차 방어막 역할을 한다”며 “스마트시티는 이제 본격화되고 있는 사업인 만큼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애니의 영상보안 솔루션은 사양이 낮은 카메라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자체적인 영상 보정 기능이 돼 있어 40만화소 수준의 카메라에서도 객체 인식·행위분석을 할 수 있다. 또한 선별관제 기술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대용량 영상 데이터를 빠르게, 신뢰성 높게 전송하는 기술도 연구하는 등 CCTV 관제센터에 최적화된 통합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조 이사는 “앞으로 스마트시티나 스마트도로가 활성화되면 CCTV는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자연히 선별관제 등의 신기술이나 영상보안의 중요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도 기술 고도화와 다른 기술과의 융복합을 통해 혁신적인 솔루션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