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배달앱 업계 1·2위 독일 업체 품에…공정위 심사 남아 - ‘실질적인 혜택 줄어들까’ 이용자들 우려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요기요, 배달통에 이어 배달의민족(배민)까지 인수한다. 국내 주요 배달앱 업체를 모두 인수하는 셈이다. DH는 유럽과 중남미, 중동 등 전 세계 40여개국에서 온라인 음식배달 서비스를 운영 중인 글로벌 선두 업체다.
DH는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대표 김봉진)의 기업가치를 40억달러(약 4조7500억원)로 봤다. 국내 인터넷 기업의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다.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는 인수하고 김봉진 대표 등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 13%는 추후 DH 본사 지분으로 전환한다. DH와 우아한형제들은 싱가포르에 50대50 지분으로 합작회사(JV) ‘우아DH아시아’를 설립, 김 대표가 회장을 맡아 아시아 11개국의 사업 전반 경영에 나선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당장 ‘할인쿠폰이 줄어들까’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배민과 요기요, 배달통의 모회사가 같은데, 예전처럼 시장 경쟁을 하겠냐는 관측이다. 주로 ‘배민 쿠폰 없어지나요’, ‘혜택 줄어드나요’ 등의 반응이 나온다.
DH와 우아한형제들이 M&A 보도자료를 통해 배민과 요기요, 배달통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독자 운영하면서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는 서비스로 각각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이용자들은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현재 이용자들 반응은 독과점 논란과도 연결된다. ‘치킨게임(양보없는 극한경쟁) 끝나고 독과점 시작되나’라는 이용자들의 우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독과점 논란을 비껴가기 위해 ‘경쟁사 비방’이라는 무리수를 뒀다. 타깃은 우아한형제들이 일본계 자본을 업었다고 보는 C사다. 우아한형제들이 A사가 아닌 굳이 C사로 언급해 시장에선 쿠팡으로 추정하고 있다.
회사는 M&A 보도자료에 IT업계 관계자 멘트를 넣어 C사가 온라인 시장을 파괴하는 역할을 하고 국내외 거대 자본들의 공격들이 지속될 경우 토종 앱이 사라질 수 있어 글로벌 연합군을 결성하게 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시장에선 업계 관계자 분석이 아니라 우아한형제들 자체 분석으로 보고 있다. DH와 우아한형제들 입장에선 이번 M&A가 독과점이 아니라는 항변인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이번 배달앱 인수합병이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지 여부 등을 따질 예정이다.
다만 이 같은 판단에서 앞서 기업결합 사실을 신고하는 절차가 있다. 이를 감안하면 경쟁제한성 등을 토대로 한 공정위 심사에 수개월이 소요될 예정이다. 공정위가 면밀한 검토를 위해 추가 자료를 요구할 경우 심사 기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