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차기 KT 회장 선출을 위한 9인의 후보 명단이 공개된 가운데 실명 공개를 거부한 1명의 후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2일 KT 이사회는 지배구조위원회가 선정한 차기 회장후보 심사대상자 9명 중 비공개 요청한 1인을 제외한 구현모, 김태호, 노준형, 박윤영, 이동면, 임헌문, 최두환, 표현명(가나다 순) 8명의 후보자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비공개 요청을 한 인물은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사진>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8명의 명단만 공개됐을 때 정동채 전 문화부 장관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정치인, 문화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전문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하지만 현 정부와의 관계 등을 감안할 때 KT 지배구조위원회가 정 장관을 배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정 전 장관이 명단에 포함될 경우에도 부담도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명단 공개를 꺼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비공개 요청 인물은 윤종록 전 미래부 차관으로 알려졌다.
윤 전 차관의 경우 그동안 주요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안기고 있다.
윤 전 차관은 KT 임원 출신으로 신성장 부문을 책임졌다. 부사장으로 남중수 사장 시절 핵심 경영진이었다. KT 재직 시절 중소기업을 위한 비즈메카를 비롯해 통신망 고도화를 주도하는 등 KT는 물론, 국내 대표 ICT 전문가로 평가됐다.
앞서가는 ICT 트렌드를 제시하기로 유명했지만 이석채 회장 부임과 함께 야인신세가 됐다.
KT에서의 경험만 놓고 보면 후보 자격이 충분하다. 하지만 윤 전 차관의 도전에 물음표가 붙는 이유는 그가 박근혜 정부 시절 요직을 거쳤다는 점이다.
윤 전 차관은 박근혜 정부의 캐치프레이즈인 창조경제를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창조경제의 기틀을 마련하고 미래창조과학부의 차관을 맡았다.
최순실 사태로 보듯 박근혜 대통령의 인재풀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그만큼 ICT 관련한 정책 상당부분을 윤종록 전 차관에게 의존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미래창조과학부 초대장관이 될 뻔 했던 김종훈 전 벨연구소 사장도 윤 전 차관의 추천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박근혜 정부의 핵심 인사에 우호적이지 않은 창조경제에 대한 평가 등을 감안할 때 전문성을 떠나 도전 자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윤 전 차관이 명단에 포함됨으로써 지배구조위원회가 정권의 눈치 없이 능력으로만 평가했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전직 후보 중 표현명 전 사장의 경우 이석채 회장 시절 요직을 거치며 ‘이석채 키즈’로도 불리운다. 현 CEO 색깔이 강한 것도 부담일 수 있는 상황에서 회사에 위기를 불러온 전 CEO 색깔이 강한 인사는 부담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해당 인사들이 첫 관문을 통과한 것은 전문성만 놓고 냉정하게 평가하겠다는 위원회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