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KT가 처음으로 차기 회장 후보군을 공개했다. 꾸준히 이름이 거론되던 전현직 KT 출신과 장관 출신의 후보자들이 치열하게 경합할 예정이다.
KT 지배구조위원회는 12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군을 확정, 발표했다. KT 이사회는 지배구조위원회가 선정한 차기 회장후보 심사대상자 9명 중 비공개 요청한 1인을 제외하고 구현모, 김태호, 노준형, 박윤영, 이동면, 임헌문, 최두환, 표현명(가나다 순) 8명의 후보자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KT 이사회는 지난 4월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해 후보자군 조사권한을 지배구조위원회에 위임했다. KT 지배구조위원회는 회장후보군 37명을 심층적으로 조사, 검토한 끝에 9명을 회장후보 심사대상자로 선정했다. 12일 KT 이사회는 지배구조위원회로부터 회장후보 심사대상자를 보고받고, 이를 확정했다.
KT가 회장 후보군 명단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T 민영화 이후 CEO 선출 과정에서 여러 잡음이 나타났다. 유력하게 거론되던 후보가 탈락하고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후보가 등장하는가 하면, 정치권 외압, 즉 낙하산 CEO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이번에는 외압 논란을 불식시키고 투명한 선임 절차를 위해 후보군을 공개했다.
그동안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들 대부분이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내부 인사로는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과 이동면 KT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사장),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 부사장 등이 1차 관문을 통과했다. 전직 KT 출신으로는 임헌문 전 매스 총괄사장, 김태호 전 KT IT기획실장, 최두환 전 KT 종합기술원장, 표현명 전 KT T&C 부문 사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또한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외부 인사로 낙점됐다. 유력 후보로 분류됐던 정동채 전 문화부 장관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았다. 1명은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KT 이사회는 지배구조위원회의 심사대상자 선정작업이 마무리된 것에 맞춰 회장후보심사위원회를 구성했다.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사외이사 8명 전원과 사내이사 1인을 포함해 9명으로 구성됐다.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김종구 이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후보군 명단을 바탕으로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심사에 들어간다. 개별 면접을 진행한 후 최종 1인의 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다시 한 번 2~3명의 최종 후보를 추려 이사회에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사회에서 2~3배수로 압축된 후보 중 최종 1인을 선정하게 된다. 그동안 KT는 연내 신임 회장 후보를 선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차기 회장의 정식 선임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과거 이석채 전 회장과 황창규 회장은 모두 1월 임시주총을 통해 CEO 자리에 올랐다. 당시에는 현 CEO가 불미스러운 일로 자리를 비운 상황이었다. 급박한 상황인 만큼 임시주총을 통해 선임됐지만 지금은 정상적인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만큼, 임시주총이 아닌 3월 정기 주총에서 CEO 선임이 이뤄질 예정이다.
회상 선출 일정 때문에 1월로 미뤄졌던 정기 임원인사는 황창규 회장과 신임 회장이 협의해 진행하게 된다. 곧 물러날 CEO가 인사를 단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다고 후보자가 인사를 단행할 수도 없다. 인사를 3월 주총까지 미룰 경우 직무유기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이후 신임 CEO는 인수위원회를 꾸려 업무 파악에 나설 예정이다. 민영화 이후 처음으로 현직과 차기 CEO가 3개월 가까이 활동하게 된다. 황 회장은 차기 회장의 안정적 업무 인수인계를 위해 외부에 사무실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이사회 김종구 의장은 “KT에 애정을 갖고 회장 공모에 적극 참여해주신 분들과 KT의 미래를 위해 차기 회장 선임에 많은 관심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 드린다”며 “앞으로 남은 회장 선임과정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