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지난 2011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이후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시장 전략은 매우 적극적으로 전개돼왔다.
오는 2025년까지 하나금융그룹이 설정해놓은 글로벌 매출 비중은 40%이다. 명실상부한 글로벌 금융회사로의 도약이 목표다. 현재 하나금융그룹의 해외법인은 24개국 186개(2019년2월말 기준)에 달한다.
이처럼 하나금융그룹이 글로벌 시장을 확장하는데 있어 IT는 핵심적인 전략 자산이다. 이를 위해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부터 글로벌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며, 이러한 중책은 그룹의 IT계열사인 하나금융티아이(TI)가 맡고 있다.
하나금융티아이(대표 유시완)는 이와함께 하나금융그룹내에서 내재화된 금융 IT 기술을 제품으로 패키지화해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어서 국내 금융권 IT자회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11일, 유시완 하나금융티아이 대표는 더 플라자호텔에서 개최된 '2020년 전망, 금융IT 혁신(Innovation)전략' 컨퍼런스에서 ‘하나금융그룹 글로벌 IT전략과 오픈 아키텍처 비전’을 주제로 한 기조발표를 통해 “글로벌 차세대시스템을 오는 2020년 3월부터 2개 법인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그룹은 '오픈 아키텍처' 기반의 글로벌 표준 시스템 구축을 지난 1월부터 2020년 2월 완료를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이 '오픈 아키텍처' 전략을 중시하는 이유와 관련, 유시완 대표는 ▲다수의 최신 기술습득, ▲비용절감(개발기간 단축 및 SW 도입비용 절감)과 비용 최적화, ▲검증된 우수인력 확보, ▲시장 선점 및 생태계 확보, ▲신속한 아이디어 구현및 기업 경쟁력 강화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유 대표는 “글로벌 사업은 국가별 특성 분석과 현지의 규제 분석, 현지 인력채용 방안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금융기관이 고민하는 것이 오픈 아키텍처의 안정적 서비스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지느냐 하는 것이다. 결국 자체적인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오픈 아키텍처에 기반한 서비스가 바로 ‘글로벌 차세대시스템’과 ‘오픈 API 플랫폼’이다.
오픈 API 플랫폼은 하나금융티아이가 독자 기술로 자체 개발한 것으로 주목받는다. 지난 11월 9일 서비스에 나선 오픈 API 플랫폼은 하나금융그룹의 대내외 데이터 유통 채널로 손님과 금융 서비스 접점 영역을 확대하고 향후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와함께 하나금융그룹에서 내재화된 IT제품을 상품화하고 이를 글로벌 판매를 위한 전략적 그룹 IT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하여 하나금융그룹은 오픈 API,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파이도(FIDO), EAI 분야인 OLI 등의 기술을 내재화하고 있다.
특히 신남방 국가 등을 대상으로 저비용과 외산 패키지 사용을 선호하는 현지 풍토에 맞춰 패키지 방향을 설정하고 경량화, 모듈화, 구독방식의 패키지 솔루션 제품화를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동시에 현지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유망기업과의 파트너십 물색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유 대표는 “우리나라 금융기관은 패키지SW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데 동남아 국가의 경우 패지키SW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좋은 패키지만 있으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견해를 밝혔다.
하나금융티아이는 글로벌 IT지원을 확대하기위해 현지 법인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미 하나금융그룹은 2017년 국내 금융권 최초 해외 IT법인인 넥스트티아이(Next TI)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설립한 바 있다. Next TI는 인도네시아 하나금융그룹 IT를 지원하고 클라우드 기반 수익사업과 다수의 시스템 통합(SI) 사업을 수행 중이다.
현재 하나금융티아이는 라인뱅크 프로젝트 계정계시스템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외부 사업으로 오케이저축은행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2개 은행을 인수, 합병하는 과정에서 하나금융티아이의 솔루션으로 통합 작업과 시스템 구축을 진행 중이다.
한편 하나금융그룹은 사업기회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 예를 들어 베트남, 미얀마 등에 사전 답사 및 현지 컨설팅 기업을 통한 사업 규모 및 규제 등 현황 파악을 진행 중이다. 하나금융그룹은 베트남 국영 상업은행(BIDV)에 1조원을 투자해 금융 한류를 주도한다는 계획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