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LG유플러스가 자회사 미디어로그를 포함한 알뜰폰 업체들의 망 도매대가를 대폭 낮췄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최근 월 150GB의 대용량 LTE 데이터 요금제를 알뜰폰 업체에 제공하기로 한 가운데, 이달 2일부터 망 도매대가를 기존 62.5%에서 55% 수준으로 약 7.5%포인트 인하했다.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자회사인 미디어로그 역시 망 도매대가가 함께 내려갔다. 이에 따라 지난달 16일 출시된 미디어로그의 ‘150GB+5Mbps 무제한 요금제’ 가격은 기존 4만5900원에서 4만950원으로 약 보름 만에 10.8% 저렴해졌다.
망 도매대가는 별도 통신망이 없는 알뜰폰(MVNO)이 통신사업자(MNO)로부터 망을 빌리고 내는 사용료다. 이는 알뜰폰의 요금제 경쟁력과 직결된다. 망 비용이 적을수록 더 저렴한 요금을 내놓을 수 있어서다. 저가 요금이 생명인 알뜰폰에서 고객 유치가 훨씬 유리해지는 것.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가 중소 알뜰폰뿐만 아니라 미디어로그에도 망 도매대가를 인하해준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LG유플러스가 강조하고 있는 알뜰폰 상생 취지와 맞지 않게, 대기업 계열사이자 자회사에 저가 경쟁력을 실어줬다는 지적이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 9월 중소 알뜰폰 상생 프로그램인 ‘U+MVNO 파트너스’를 출범한 이후 중소 사업자들의 영업활동과 마케팅 및 인프라를 지원해 왔다. 중소 알뜰폰을 위한 대용량 요금제 개방과 망 도매대가 인하도 그 수순이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당초 LG유플러스가 알뜰폰 상생 프로그램을 내놨을 때 자회사 미디어로그와 KB국민은행 등 대기업 계열 알뜰폰은 제외하겠다고 밝혔는데, 망 도매대가를 같이 낮춰준 것이 이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망 도매대가 인하 방침에 자회사를 배제하는 것은 또 다른 역차별이 될 수 있단 입장이다. LG유플러스는 “이번 도매대가 인하는 중소 MVNO 파트너스와 별개”라면서 “자사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의 대용량 요금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