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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 CJ헬로 인수 중대변수…공정위, 합의 유보

- 위원들 시장획정 변경 및 알뜰폰 판단 변경에 문제제기
- SK텔레콤의 티브로드 합병심사 이후 재합의 추진키로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쉽게 마무리 될 것 같았던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심사가 변수를 맞았다. 공정거래위원회 위원들이 유료방송 시장획정, 알뜰폰 조건부과 등에 문제제기를 하면서 합의가 무산됐다.

공정위는 16일 전원회의를 열고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건을 논의했다. 하지만 결론은 합의유보였다. 유사건, 즉 SK텔레콤의 티브로드 합병건을 심의한 이후 다시 합의하기로 했다.

합의가 유보된 가장 큰 원인은 2016년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합병 심의 때와 180도 달라진 결과에 대한 부족한 해명 때문으로 풀이된다. 심판관들의 설명에 위원들의 반응은 물음표였다.

공정위는 2016년 SK텔레콤의 CJ헬로 합병심사에서 심각한 경쟁제한이 우려된다며 합병을 불허했다. 공정위의 불허 결정으로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심사는 이뤄지지도 못했다.

당시 공정위는 유료방송 시장을 지역별로 획정했다. 양사의 기업결합이 이뤄질 경우 상당 지역에서 경쟁제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공정위는 CJ헬로 알뜰폰에 대해서도 경쟁을 주도하는 '독행기업'으로 판단하고 합병이 이뤄지게 될 경우 시장의 경쟁압력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았다. 공정위는 "경쟁제한적 우려가 여러 경로를 통해 복합적으로 발생하므로 행태적 조치나 일부 자산매각으로는 근본적 치유가 불가능하다"며 합병불허를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진행된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심사는 내용이 크게 달라졌다.

방송시장 획정은 그대로 CJ헬로의 권역을 기준으로 한 시장획정 기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아날로그 대체상품인 8VSB를 디지털방송과 분리했다. 3년전에는 CJ헬로가 8VSB 상품을 취급하지 않았다. 만약 8VSB를 아날로그 상품으로 분류했다면 결과는 3년전과 동일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3년전과 비교해 동일하게 지리적 시장 획정을 바탕으로 결정을 내렸지만 8VSB를 별도 시장으로 획정하면서 정반대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또한 공정위는 알뜰폰에 대해서도 별다른 제한을 하지 않고 공을 과기정통부에 넘겼다.

이같은 공정위 심사관들의 판단에 대해 위원들은 2016년 결정과 달라진 배경, 특히 유료방송 시장획정에 대해 집중 질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획정에 따라 경쟁제한성 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알뜰폰에 대한 판단변화에 대한 질의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전원회의에 참석한 한 인사는 "심사관들의 설명이 명확하면 전원회의 이후 바로 합의를 하지만 상당수의 위원들이 문제제기를 하면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100%는 아니지만 상당수 위원들이 비슷한 지적들을 했다"고 설명했다.

위원들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유료방송 M&A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공정위는 합의 불발과 관련해 "유사건을 심의한 이후에 다시 합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사건. 즉 SK텔레콤의 티브로드 합병 추진건을 의미한다. 이달말 전원회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공정위는 SK텔레콤에 대해서는 교차판매를 금지하는 등 LG유플러스와는 다른 기준을 적용했다. 하지만 SK텔레콤-티브로드 심사를 진행한 이후 LG유플러스 건을 다시 합의하기로 한 만큼, 기존에 이뤄진 판단이 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인수와 합병 개별적 사건으로 진행된 심사가 전체 큰 틀에서 정리되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기존에 이뤄졌던 심사내용의 변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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