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국산 클라우드 서비스도 외산 벤더와 비교해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선입견을 갖지 않고 본다면 충분히 대등한 경쟁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최근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기자와 만난 김태창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 클라우드 사업 본부장<사진>은 “서비스 상품이나 기술지원 측면에서 자신감이 있지만, 외산 클라우드를 선호하는 분위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4월, NBP는 클라우드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하고, 공격적인 시장 공략을 펼치고 있다. 20년 간 네이버 포털과 라인 등을 운영한 IT인프라 기술 및 경험을 바탕으로 클라우드 사업을 시작한 NBP는 시장 진출 불과 약 2년 5개월 만에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매월 5~6개의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며, 상품 확대와 기술력 확보에 지속적으로 노력해 온 결과 2년 전 22개 불과하던 서비스가 현재는 130여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네이버의 파파고, 클로버 등 인공지능(AI) 관련 서비스도 사용할 수 있다.
NBP는 특히 보안인증 등 정부 규제에 따른 시장 진입 장벽이 있는 공공, 금융, 의료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공공분야의 경우 2017년 정부의 클라우드 보안인증을 획득, 공공기관 전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금융 분야는 최근 코스콤과 여의도에 별도의 금융사 전용 클라우드 존(zone)을 마련하고 고객 맞이 준비를 완료했다.
김 본부장은 “금융 특화 클라우드 플랫폼은 IT인프라 서비스에 강점을 갖고 있는 네이버와 금융분야에 강한 코스콤의 협업모델”이라며 “현재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며, 10월 중 공식 오픈하고 별도의 행사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권에서도 최근 클라우드가 대세가 된 것은 틀림없지만, 여전히 계정계 등 핵심시스템이 클라우드 환경으로 가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금융 규제와 벤더 종속(lock-in) 이슈 때문에 외산과 국산 클라우드서비스를 동시에 고려하는 경우가 최근 트렌드”라고 덧붙였다.
공공, 금융 이외에도 의료와 게임 등이 네이버가 주력하는 주요 분야다. 의료분야의 경우 금융에 앞서 이미 의료 특화 클라우드 존을 꾸렸다. 현재 과기부가 대형병원 등과 추진 중인 정밀의료 분야 의료정보시스템개발사업(pHIS) 및 의료인공지능솔루션개발사업(닥터 앤서)이 NBP 클라우드 상에서 개발, 운영된다.
이에 따라 현재 네이버 클라우드 사업 매출 가운데 공공, 금융, 의료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60%에 달한다. 해외 시장에서도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NBP는 현재 미국, 독일, 싱가포르 등 해외에 7개 리전(복수의 데이터센터)을 운영 중이다. 이중 최근 동남아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업체인 ‘데스케라’가 NBP를 선택했다. 데스케라는 싱가포르 리전에서 자사의 ERP, HCM, CRM 등의 기업용 SW를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며, 고객 수만 2만여개가 넘는다.
NBP의 올해 최우선 목표는 ‘새장의 바닥’을 넓히는 것이다. 새장(클라우드 시장)이 열리기 전에 새장의 크기를 가능한 범위까지 확장하는 것이다. 해외 업체의 국내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현 시점에서 틈타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외산과 비교하면 언어, 기술지원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판단한다.
김 본부장은 “만약 문제가 생길 경우, 발 벗고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업자가 과연 몇군데가 되겠냐”며 “외산 서비스가 제공하지 못하는 많은 문제를 24시간 365일 제공하는 한편, 고객 입맛에 맡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편 NBP는 올해 말에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위한 새로운 솔루션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 올해 초에는 VM웨어와 관련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오라클 등 DB에 특화된 사업자와의 협력도 염두에 두고 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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