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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 LGU+와 1위 알뜰폰 결합은 ‘3위’…CJ헬로 독행기업 굴레 벗나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10일 LG유플러스와 CJ헬로간 기업결합 심사보고서를 LG유플러스에 발송했다. 통신업계 최대 쟁점사안으로 부상한 CJ헬로의 알뜰폰 사업부문에 대해서는 3년전 결정을 번복했다.

11일 방송통신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CJ헬로 알뜰폰과 관련해 경쟁제한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3년전 공정위는 알뜰폰 1위 CJ헬로를 가격경쟁과 혁신을 주도하는 독행기업(maverick)으로 평가하며 SK텔레콤이 합병할 경우 도소매 시장에서 경쟁제한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1위 SK텔레콤에서 3위 LG유플러스로 인수주체가 바뀌며 판단도 달라졌다.

공정위는 2G~5G 등 이동전화 시장을 각각 별도의 시장이 아니라 하나의 이동통신 소매시장으로 구분했다. 또한 알뜰폰과 이동전화도 단일 시장으로 보았다. 알뜰폰과 이동전화 시장을 전체로 보면 LG유플러스의 점유율은 1.2% 상승하는데 그친다. 전체 이동전화 시장에서의 점유율 증가폭과 LG유플러스의 시장지배력을 감안할 때 경쟁제한이 나타난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셈이다.

기본적으로 CJ헬로를 독행기업으로 평가하지도 않았다. 설령 독행기업으로 보더라도 공정거래법상에서 명시한 경쟁제한 조건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았다.

공정위의 논리변화 배경은 인수주체의 변화다. 인수대상자가 시장 1위 SK텔레콤에서 3위 LG유플러스로 바뀐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3년전 논리와 달라진 것이 아니라 3년전에는 대상이 시장 지배적 사업자 SK텔레콤이었고 지금은 3위 LG유플러스로 바뀐 만큼 파급효과 역시 다르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점유율 증가는 같지만 LG유플러스의 경우 여전히 1~2위 사업자와 격차가 있는 3위라는 것이다. 여기에 CJ헬로 자체의 수익이나 매출, 가입자가 하락세인 것도 참조됐다.

다만, 공정위는 경쟁제한 판단을 명확히 내리지는 않고 알뜰폰 정책의 취지를 감안할 때 구체적 결정은 과학기술정보통신에게 넘겼다.

현재 CJ헬로 가입자 90% 가량이 KT망을 사용하고 나머지는 SK텔레콤 망을 사용한다. 공정위는 KT, SK텔레콤 망 가입자를 부당하게 LG유플러스로 옮겨서는 안되는 것으로 판단했다. 보조금이나 할인, 장려금, 단말기 지원 등 측면에서 차별이 발생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보고 이같은 방안을 과기정통부가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명시했다.

공정위가 구체적 의견을 내지 않은 만큼, 향후 방송통신 업계의 시선은 과기정통부에 집중될 전망이다.

공정위 판단을 떠나 그동안 CJ헬로는 예나 지금이나 알뜰폰 1위 사업자이며 가장 공격적으로 경쟁을 주도해온 사업자이다. 1위에서 3위사업자로 파트너가 바뀌기는 하지만 시장 1위이자 이통사 비계열 사업자가 이통사에게 넘어간다는 사실 자체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상황만 놓고 보면 과기정통부의 결론은 정해진 수순이다. 과기정통부(당시 미래창조과학부)는 3년전 심사를 진행하지 못했지만 알뜰폰과 관련해 분리매각을 진지하게 검토한 바 있다.

다만, 현재의 알뜰폰 시장은 케이블TV 시장과 유사하다. 정점을 찍은 후 이제는 내리막길 추세다. 가격경쟁력은 점점 더 약화되고 있다. 정부의 도매대가 협상에 대한 의존도는 더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기정통부의 입장변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기정통부가 알뜰폰 활성화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LG유플러스에게 강도높은 조건을 부과하고 승인해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SK텔레콤, KT 등 경쟁사들은 반드시 분리매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LG유플러스에 알뜰폰 활성화 방안을 조건을 내걸어도 결국 최대 수혜주는 CJ헬로가 될 수 밖에 없다. 조건이 강할수록 CJ헬로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경쟁사들은 향후 공정위 심결에 참석해 알뜰폰과 관련한 문제제기를 고민하고 있다. 3년전과 비교한 의사결정에 대한 문제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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