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PLAY IT

붉게물든 강남역…이동하면서 5G 품질 테스트해보니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강남역 부근으로 진입하자 기지국 신호가 붉게 표시된다. 유동인구가 많다보니 기지국 투자를 촘촘하게 했다는 의미다. 강남역을 지나가자 이동통신 3사의 5G 신호강도가 수시로 변한다. 불과 수십미터 이동에도 순위가 바뀌었다.

23일 KT와 함께 5G 품질점검차량에 탑승해 강남 일대에서 이동통신 3사의 5G 품질측정을 진행했다. 측정은 KT 양재국사에서 출발해 역삼역, 강남역, 신논현역 등 강남 인근에서 1시간 20분가량 이뤄졌다. 강남 일대는 이통3사 모두 적극적으로 투자한 곳이다.

이번에 진행한 방식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매년 진행하는 이동통신 품질평가와 동일한 방식이다. 이동하면서 25초간 무한반복으로 데이터 신호를 받아 수신신호강도부터 신호대잡음비, 5초간 평균 속도 및 순간최고속도까지를 측정했다.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KT를 제외한 이통사들은 B사 C사로 진행됐다.

KT와 함께 진행한 이번 속도측정은 KT 5G 속도의 빠름을 알리는 것 보다는 논란이 되고 있는 5G 품질측정에 대해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테스트 단말기는 갤럭시S10 5G이며 KT 네트워크부문의 강남엔지니어링 최병진 팀장이 동승했다.

차량이 출발하자 이통3사의 5G 신호가 잡히며 실시간으로 분석이 이뤄졌다.

5G 품질 평가는 복합적으로 이뤄진다. 특정구간에서 수신신호가 세다고 속도까지 빠른 것은 아니다. 신호간섭부터 커버리지 등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신호 강도와 평균속도, 순간최고속도는 시시각각 변했다. KT 5G가 초반 꾸준히 앞서나가다 B사 C사가 더 빠른 구간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통3사 모두 핸드오버 구간에서는 속도가 느려지는 경향을 보였고 순간순간 5G 신호가 아닌 LTE 신호만 잡히는 구간도 있었다.

KT의 경우 평균적으로 300~400Mbps 속도를 보이다 특정 지역에서는 800Mbps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B사와 C사보다 앞서는 구간이 많았다. 하지만 일부 구간에서는 100Mbps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타사 역시 속도 등 품질변화가 심했다. 속도 뿐 아니라 수신신호강도, 신호대잡음비도 수시로 변했다. 수신강도는 강한데 속도는 낮은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강남역 인근에 도착하자 지도상에 붉은색 신호가 가득해졌다. 파란색에서 붉은색으로 갈수록 네트워크 신호가 강하다는 의미다. 이통3사 모두 준수한 속도를 기록했다. 이통3사 모두 강남역 인근에 공을 들였다는 얘기다.

최병진 팀장은 "KT가 앞서는 곳도 있지만 경쟁사가 더 빠른 곳도 있다"며 "강남역의 경우 누가 더 빠르다고 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지난달 LG유플러스가 촉발한 벤치비 앱을 통한 속도 논쟁에 대해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불과 수십미터 이동하거나 유턴을 하는데 속도가 반토막 나기도 했다. 아직까지는 외부환경 요인에 따라 속도차이가 심했다.

최 팀장은 "이동하면서도 수시로 속도가 변하는데 특정 고정점에서 측정한 속도를 해당지역의 품질로 보기는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1시간 20분간의 속도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당연한 얘기겠지만 LTE 대비 품질이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핸드오버 구간에서의 딜레이나 5G 신호가 잡히지 않는 구간도 거의 없었다. 강남이라는 상징성과 유동인구 등을 감안할 때 이통사 모두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 팀장은 “매일 테스트를 반복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안테나 위치 조정 등 품질개선에 노력하고 있다”며 “경쟁사들보다 우위에 서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비스 초기임을 감안하면 나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갈길이 멀다는 것을 재확인 시켜준 자리였다. 또한 최근 논란이 된 5G 속도 품질 우열 논쟁도 현시점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 역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위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5G 품질 우열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올해는 품질평가를 진행하지 않으며 내년에 처음 5G 품질을 평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연말 발표되는 품질평가 결과를 위해 정부는 반년 이상 테스트를 진행한다. 정식 시험까지 1년도 남지 않았다는 얘기다. 내년 처음 이뤄질 5G 품질평가에서 KT가 강남인근에서처럼 1위를 차지할지, 결국 SK텔레콤이 5G에서도 수성할 수 있을지, 3위 LG유플러스의 반란이 일어날지, 이통3사의 5G 품질경쟁은 지금부터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디지털데일리 네이버 메인추가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