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서 발표한 5G 기지국수가 실제 5G 커버리지와 일치하지 않아 소비자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과기정통부는 4월3일 5G 상용화 후 69일만에 10일 기준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히면서 “5G 서비스 수신 가능범위(커버리지) 등 서비스 품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5G 기지국은 지난달 8일 대비 3980국 증가(6.9%)한 6만1246국(10일 기준, 장치 수 14만3275개, 지난달 대비 1만8586개 증가)이 구축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무선국 개설 신고 기준 수치다. 실제 개통돼 작동되는 5G 기지국 수가 아니다. 통신사는 중앙전파관리소에 무선국 개설 신고 후 기지국을 구축‧운영하기 위해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에 무선국 준공신고를 해야 한다. 프로세스를 크게 나누자면, 무선국 개설신고→준공신고→실개통으로 이뤄진다.
소비자가 사용할 수 있는 5G 커버리지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작동하고 있는 실개통 무선국‧장치수로 판단해야 한다. 과기정통부는 개설 신고 및 준공 신고건수를 밝힌 바 있으나, 실개통 건수는 내놓지 않았다.
지난달 22일 기준 과기정통부의 통신3사 5G 기지국 및 기지국장치 신고현황을 살펴보면, 개설 신고 기준 5G 기지국 수는 ▲SK텔레콤 1만5935국 ▲KT 2만1775국 ▲LG유플러스 2만1736국이다. 개설 신고 다음 단계인 준공신고 기준으로 보면 ▲SK텔레콤 1만3617국 ▲KT 2만505국 ▲LG유플러스 2만1487국이다.
개설 신고 장치수를 비교하면 ▲SK텔레콤 4만2438식 ▲KT 6만3041식 ▲LG유플러스 2만8122식이다. 그런데, KT가 5G 커버리지맵에 공지한 장치수는 6월20일 최신 기준으로 살펴도 4만3112식이다. 약 2만식 차이가 난다.
이와 관련, KT는 커버리지 확대를 위한 8T8R 장비에 붙는 증폭기를 장치수로 포함해 정부 측에 신고했다고 해명했다. 정부 기준대로 신고했으니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KT 커버리지맵에서는 타사와 동일한 기준으로 집계했다. 이에 일부 통신사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기지국 및 장치수 집계 기준과 관련해 개선요청에 나섰다.
이와 관련 통신업계 관계자는 “32TRX 장비는 장치수 하나로 계산하고, 32TRX보다 성능이 낮은 8T8R 장비는 8개 장치수로 보는데 정부의 무선국 인허가 기준이 이상하다”며 “KT가 홈페이지를 통해 장치수를 6만여개가 아닌 4만여개로 기재한 것만 봐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에 통신사들은 이러한 기준에 대해 개선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상태”라며 “신고 과정에서 정부에서 검증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건수에 거품이 껴 있을 가능성도 있다. 실개통 수로 말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통신3사 입장에서 5G 기지국 및 장치수는 민감한 이슈다. 5G 커버리지와 품질 문제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가장 많은 5G 장치수를 보유하고 있으니, 품질 부분에서 타사보다 우위에 있다고 보고 있다. KT 또한 비슷한 논리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 대비 적은 장치수로 더 큰 효율을 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화웨이 장비는 기지국과 장치수가 1:1.5, 다른 제조사 장비는 1:3가량으로 매칭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란을 종식시키고 소비자가 정확한 정보를 알기 위해서라도, 실개통 건수 발표가 중요해지고 있다. 현재 KT만 커버리지맵을 통해 개통된 장치수를 공개하고 있다. KT는 20일 기준 3만3302식을 개통했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장비사 의견 등을 취합해보면 지난 11일 기준 실제 개통된 장치수는 SK텔레콤 3만9000식, KT 3만3000식, LG유플러스 2만8000식”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과기정통부는 통신사로부터 신고 받는 기준에 대해 명확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통신사 기지국에 대한 전파에 대해 확인하고 검사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다만, 통신사가 이를 커버리지 확인 목적으로 사용했을 때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정부안은 명확하며, 법의 기준에 따라 진행한다”며 “기지국 검사 기준과 실질적으로 통신사가 커버리지로 해석하는데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