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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헬로 알뜰폰 어디로?…통신3사 속내 ‘제각각’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CJ헬로의 알뜰폰 사업부문을 놓고 통신3사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 2016년 SK텔레콤의 CJ헬로 합병 추진 당시 KT와 LG유플러스가 공동전선을 폈다면 지금은 SK텔레콤과 KT가 반대표를 던지고 있다.

통신사의 케이블TV 인수합병(M&A) 자체에 대해 큰 반대 움직임은 없다. SK텔레콤이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간 합병을 추진하고 있고 KT 역시 합산규제 이슈만 해소되면 케이블TV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LG유플러스의 CJ헬로 알뜰폰 사업부문 인수에 대해서는 입장이 엇갈린다. CJ헬로는 알뜰폰 시장의 1위 사업자이다. 가입자 78만명에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2만3000원으로 알뜰폰 업계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CJ헬로 가입자가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이동통신 시장이 출렁거릴 수 있다.

인수 당사자인 LG유플러스는 당연히 알뜰폰 사업부문도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초반 인수 논의가 한창 진행일 때 자금여력 등을 감안할 때 알뜰폰 부문은 인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이제는 인수로 방향을 굳혔다.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가 있다. 가입자가 약 40만이다. CJ헬로 78만 가입자와 합치면 약 120만이 된다.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시장의 확고부동한 1위로 올라서게 된다. 알뜰폰과 합친 이동전화 점유율도 22% 수준으로 올라가게 된다. 전체 이동전화 시장의 월 평균 번호이동 규모가 50만이 안되는 상황에서 78만 가입자의 순유입은 시장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

이동전화 시장 2위 KT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동전화 시장점유율 격차는 계속해서 좁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78만 가입자 유입은 쉽게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여기에 CJ헬로 가입자 70% 가량이 KT 회선 가입자이다. 업계에 따르면 CJ헬로는 KT에 연간 300억원 이상의 망 도매대가를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LG유플러스가 CJ헬로 가입자를 자사망 가입자로 전환시킬 경우 연간 수백억원의 회선매출이 감소하게 된다.

SK텔레콤 역시 LG유플러스의 영향력 확대가 달갑지 않다. 여기에 SK텔레콤은 알뜰폰 망제공 의무사업자이다. KT나 LG유플러스에 비해 망대가 산정에 대한 유연성이 떨어진다. 3년전 CJ헬로 합병 추진시 '나쁜 합병'이라며 사사건건 반대하던 LG유플러스다. 같은 사안에 대해 3위 사업자라는 이유로 특별혜택을 받으려는 것에 대해서도 더 이상 인정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2016년 공정거래위원회의 불허 결정으로 당시 통신주무부처 미래창조과학부의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 절차는 진행되지 않았다. 최종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었지만 당시 미래부는 알뜰폰 사업부문 2년내 분리매각을 추진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고심 중이다. 아직 구체적 방향을 잡지 못했다. 담당 공무원 자리가 바뀌었다. 실제 심사가 진행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참고할 만한 자료도 많지 않다. 결국 현재 방송통신시장에 대한 과기정통부의 철학이 가장 중요할 수 밖에 없다.

3위 사업자를 육성하는 과거 유효경쟁정책 연장선으로 보면 LG유플러스에 알뜰폰 사업까지 안겨줄 수 있다. 하지만 LG유플러스를 제외한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통사 자회사가 커지는 것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과기정통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기적으로 경쟁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과기정통부는 “현재 공정위 심사가 진행 중으로 과기정통부는 해당 사안에 대한 구체적 방향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 의견을 취합했으며 향후 추가적인 의견 취합을 통해 해당산안에 대한 정책방향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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