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테러위협 나쁜 드론, ‘5G 가드드론+재밍건’으로 물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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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테러위협 나쁜 드론, ‘5G 가드드론+재밍건’으로 물리쳐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19-06-13 09:17:32

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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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알람이 울리기 시작했다. 불법드론이 나타났다는 경보음이다. GPS 기반 위치정보가 확인되고, 2대의 드론이 불법드론을 뒤쫓기 시작했다. 불법드론은 폭발물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빨간 연기까지 뿌려댔다. 드론에서 보내는 영상과 위치‧경로, SK텔레콤 5G 기반 T라이브캐스터 영상을 통해 군 병력은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해 전파를 교란하는 재밍건으로 드론을 무력화했다, 불법드론 탐지 10분만에 상황은 종료됐다.

지난 12일 SK텔레콤, 부산 신라대학교, 육군 53사단, 한빛드론은 김해공항과 2km 떨어진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에서 불법 드론 비행을 가정한 모의 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에는 30여명 관계자가 참여하고, 다양한 사양의 드론 5대와 5G스마트폰 12대가 쓰였다. 훈련 현장은 5G망을 통해 부산 신라대학교 강당 및 관제센터, 53사단 종합상황실로 생중계됐다.

불법드론은 전세계적으로 골칫거리다. 영국 개트윅 공항 활주로 침입, 베네수엘라 폭발물 투척, 일본 총리 관저 위협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에 4개 기업과 기관은 테러 및 비행기 충돌 위협이 있는 드론을 감시‧추적하는 공동 대응 시스템을 시범 구축했다. 이번에 구축한 불법 드론 대응 체계는 ▲탐지 ▲식별 ▲추적 ▲무력화 ▲위해 요소 제거 5단계로 나뉜다.

이날 한빛드론에서 제작한 불법드론은 폭발물을 가정한 박스를 담고 비행불가 지역에 나타났다. 관계기관에 사전 허락을 구한 후 모의훈련을 실시했다는 설명이다. 불법드론 탐지는 신라대에 구축된 한빛드론의 안티드론 시스템 ‘에어로스코프’가 담당했다. 드론 레이더 역할을 한다.

20m 높이 신라대 철탑에 설치된 에어로스코프 장비로부터 반경 18Km 내 불법드론 비행을 식별했다. 실시간 드론 비행경로 추적, 탐지된 드론의 비행위치, 시간, 경로, 고도 등 데이터 분석‧관리도 수행한다. 비행금지 구역 내 드론이 이륙하면 비상음과 함께 좌표가 표시된다.

위치 확인 후에 5G 가드드론이 출동한다. 이 드론에는 초고화질 영상을 전송하는 SK텔레콤 T라이브캐스터 솔루션과 5G 스마트폰이 탑재됐다. 제작은 한빛드론이 맡았다. 불법 드론 좌표를 5G를 통해 순찰 중인 가드드론들에게 실시간 전달하고, 자율비행을 통해 불법드론을 추적한다. 동시에 현장영상을 신라대와 군 상황실로 실시간 전송한다. 상황실에서는 10배까지 화면을 확대해 불법드론에 위험물이 실려 있는 지 확인할 수 있다. 5G로 전달하는 만큼, 선명하게 볼 수 있다.

폭발물이 있다고 판단되자 바디캠을 착용한 육군 53사단 5분 대기조와 폭발물 처리조가 등장했다. 소총 모양 재밍건은 드론 조종사와 불법 드론 사이 전파를 교란해 드론을 제자리에 정지시키고 강제 착륙시켰다. 고도 500m 비행하는 드론까지 잡는다.

짧은 시간 내 탐지부터 불법드론 무력화까지 이뤄졌으나, 긴박한 상황에서 10분은 길게 느껴졌다. 아쉽게도, 현장에 사람이 직접 가지 않고 원격으로 즉시 불법드론을 제압하는 방안은 없다.

최낙훈 SK텔레콤 5GX IoT‧Data그룹장은 “원격으로 드론을 탐지하고 움직이지 못하게 할 수는 있지만, 불법드론을 조종하는 사람도 잡아야 한다”며 “사람 없이 자동으로 드론이 불법드론과 범인을 찾아서 제압하는 것은 아직은 먼 이야기”라고 말했다.

다만, 무선주파수(RF) 대신 LTE‧5G 등 통신모듈을 드론에 사용하게 되면 신호를 차단해 움직이지 못하게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SK텔레콤은 5GX 드론 솔루션을 소개했다. 기존 RF 방식 드론 한계를 넘어 5G 통신기반 원거리, 광대역, 실시간, 복합임무, 군집 비행제어, 4K 영상, 대용량 데이터 전송, 인공지능(AI) 영상분석, 미디어 기술을 융합했다는 설명이다.

또, 드론 관제센터 축소판인 이동형 차량도 선보였다. 관제센터가 없어도 T라이브캐스터가 적용한 모니터를 통해 현장 상황을 파악할 수 있고, 고화질 영상도 전송 가능하다. 드론을 싣고, 자율비행도 지원한다. 신라대 내 무인항공기 통합관제실에서는 실시간 파일럿과 드론 위치와 불법드론 주요 출몰 지역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낙훈 그룹장은 “5G, T라이브캐스터, 드론 등 첨단기술이 결합된 영상관제‧대응 시스템은 군, 경, 소방 등 공공안전 관련 기관과 종합 연계해 국가 종합 안전방재체계로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박태학 신라대 총장은 “신라대에 구축된 사물인터넷(IoT) 실증센터를 기반으로 첨단 5G기술을 적용한 불법드론탐지 플랫폼을 결합시켜 불법드론 대응시스템을 구축하게 된 것을 뜻 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프로젝트로 산학협력을 통한 기술개발의 고도화와 상용화, 해외수출이 더욱 더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부산=최민지 기자>cmj@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