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중한기자] 지난 30일 네이버(대표 한성숙)는 서울시 강남구 D2 Startup Factory(이하 D2SF)에서 데모데이(Demoday)를 열고, D2SF를 통해 투자·지원받은 기술 스타트업 네 곳의 성과와 비전을 설명했다.
식이관리, 모빌리티, 산업공정, 비디오면접 등 분야는 다르지만, 공통적인 강점은 인공지능(AI)을 통한 정밀분석 기술이다. 그중에서도 두잉랩과 제네시스랩은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양상환 네이버 D2SF 리더는 “2년 전만 해도 기술 스타트업 대부분은 원천기술 자체에 집중했지만, 현재는 소비자 밀착형 기술 기업이 늘고 있다”며 “이는 스타트업들의 시장에 대한 경험치 증가로 보이며, 기업의 생존 가능성이 커지는 효과를 이끌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미지 분석 AI로 사람보다 정확한 피드백 제공=진송백 두잉랩 대표는 “수많은 현대인이 편향된 식습관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영양관리의 시작은 기록이지만 불편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두잉랩은 음식 및 영양 정보를 분석하는 식이관리 솔루션 ’푸드렌즈‘를 운영하고 있다. 딥러닝 이미지 분석 기능을 활용해 사진 촬영 한 번으로 모든 음식을 인식하고 기록할 수 있는 동시인식 기능을 구현했다. 정확한 섭식 기록을 남길 수 있어 정밀한 영양평가와 관리를 할 수 있다.
진 대표는 “음식 사진인식 기술은 이미 인터넷상에 쌓인 방대한 데이터로 쉽게 시작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상용화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며 “초고추장과 케첩 등 사진만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요소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사진의 맥락을 읽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두잉랩은 자동화툴을 개발해 기존 방법으로는 한 사람이 한 달 동안 500개의 음식 데이터를 입력할 수 있던 것을 2500개 이상으로 높였다. 데이터수집을 통해 음식 이름을 넣으면 AI가 선택, 자동분류, 전처리까지 진행한다.
다양한 음식이 계속 생겨나 모두 추적하는 게 힘들 것 같다는 질문에는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지만, 가장 큰 어려움은 계속 생겨나는 퓨전음식”이라면서도 “95% 이상의 음식 이름이 조리법, 소스, 양념으로 조합돼 있어 이를 기반으로 유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인식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신규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며 “인간의 뇌가 사물이나 음식을 인식하는 프로세스를 공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식사만큼 자주 이용하지 않지만, 면접 능력은 입시·취업 등 다양한 시점에서 요구된다. 제네시스랩의 이영복 대표는 “면접은 채용의 당락을 결정하지만, 준비와 진행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구직자들은 면접스터디의 전문적이지 않은 피드백에 곤란을 겪는다. 기업 또한 면접 과정에서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제네시스랩은 자체 개발한 감정 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뷰인터’ 서비스를 출시하고, 취업·채용, 진학 등에 적용 가능한 비디오 AI 면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I가 비디오 데이터를 분석해 채용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소를 분석한다. 13만개의 기출문제를 바탕으로 문제를 내고, 이용자가 영상으로 답변하면 행동특성 10가지, 성격특성 5가지, 프레임별 분석 등을 통해 객관적·전문적인 분석결과를 내놓는다.
또한 뷰인터 기업용를 통해 업체별 특성에 맞는 비디오면접과 AI 분석 시스템을 공급한다. 최근 LGU+와 첫 번째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인사담당자들과의 논의를 통해 기업의 인재상, 면접관의 개별판단 등을 고려해 SaaS(Software as a Service)를 전달했다. 확보한 구직자 면접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 정밀도를 높였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별 인재상에 맞는 분석 서비스를 전달한다.
이 대표는 “채용 과정 AI 도입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동영상 면접을 도입하는 대기업이 증가할수록 이를 준비하기 위한 구직자의 이용률도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질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어 “현재 목표는 채용, 입시 등 면접 시장에서 기존 대비 낮은 비용으로 정보를 제공해 캐시카우를 확보하는 것이지만, 장기적인 승부처는 멘탈 헬스 분야”라며 “딥러닝 기반 비디오영상 분석 기술을 통한 감정 분석 기술을 차근차근 발전해 직장인 멘탈헬스 시장으로의 확장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대기업이라고 모든 걸 잘하는 건 아니다” 기술 스타트업의 틈새시장=양상환 리더는 “스타트업이 대세라고 하지만 여전히 도전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기성 대기업과 협업하는 건 큰 도전”이라면서도 “높은 기술력과 그에 대한 서로의 수요가 맞아떨어진다면, 시너지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승 모빌테크 대표는 “벨로다인, 네이버랩스 등과 소통하며 대기업이라고 모든 걸 할 수 있는 게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며 “스타트업이 파고들 수 있는 부분,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빌테크는 자율주행 셔틀 업체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 김재승 대표는 “이들은 차량 플랫폼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으나 인지 소프트웨어(SW) 기술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에 도로지도 구축, 정밀 위치 추정, AI 인지 기술을 기반으로 자율주행차를 위한 통합 인지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빌테크는 라이다(Lidar)를 설치한 차량이 주변 환경에 대해 데이터를 전달하고 정밀 분석을 통해 3차원 지도화를 진행한다. 고가의 GPS 측정 장비조차 한 차선 이상의 오차가 있다. 정확하게 차량을 유도하기 위해 GPS와 함께 카메라와 라이다를 사용해 10~15cm 정도로 오차를 줄이고 하나의 센서가 고장 나더라도 임시 대처가 가능하도록 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자율주행 지도 구축 스타트업에서 고수준 자율주행 핵심 측위·인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우선 기존 셔틀버스의 무인화로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빌테크는 자율주행 상용화의 첫 단계로 국내외에서 자율주행 전용 셔틀 도입을 위해 활발히 준비하고 있다. 31일 정식 개소하는 경기도 자율주행센터와 판교 제로시티의 제로셔틀 서비스를 위한 제휴를 진행했다.
김 대표는 “민간부문 자율주행 완성차는 여러 규제 이슈에 부딪힌다. 공공부문인 셔틀에 먼저 도입될 것이다”라며 “단기적으로는 국내 100개 이상의 지자체나 공공부문의 셔틀에 모빌테크의 솔루션이 설치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이어 “물론 장기적으로는 완성차 시장까지 확장할 계획이다”라며 “기술 고도화를 위해 완성차 업체와의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협조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업용 맞춤형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마키나락스의 윤성호 대표는 AI를 비롯한 디지털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는 기업 3곳 중 2곳은 유의미한 확산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집중했다.
윤성호 대표는 “산업용 AI 도입의 가장 큰 어려움은 산업 데이터를 사람이 직관적으로 해석할 수 없다는 데 있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그는 이어 “AI 개발 대부분은 인간의 직관적인 해석을 기반으로 인간의 지능을 모사하거나 뛰어넘는 게 목표”라며 “그에 반해 산업용 AI는 장비 예지 정비, 불량 검출 등을 측정해야 해 방향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마키나락스는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이상탐지, 원인인자 분석, 공장 최적화, 시점 인식 AI 개발하고 있으며, 이미 제조, 화학 등 다양한 산업 영역에 응용되고 있다
일례로 미국 A사에 제공한 반도체 생산 장비 제품정보관리(pdM) AI는 정탐률은 90% 수준, 오탐률 1% 미만이다. 이를 통해 가동중단율이 20~30%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다. 국내 H사에 제공한 로봇팔 고장예지 AI는 90% 이상의 정탐률과 1% 미만의 오탐으로 고장발생 5일 전 예측이 가능해 연간 40억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윤 대표는 “제조업을 비롯해 산업 영역에서 디지털변혁(디지털라이제이션)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체 개발한 산업용 AI를 제휴를 통한 파트너십으로 함께 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향후 2년간 계획은 자체 기술을 통해 제조, 에너지, 솔루션, 클라우드 업체에 공정 최적화 솔루션을 제공해 1000억원 이상의 가치 창출을 이루는 것을 목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