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로봇 프로세스 기반 업무자동화(RPA:Robotic Process Automation)도입 논의가 금융권을 비롯한 전 산업계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
이미 국내 은행권에선 주요 은행들을 중심으로 1차 RPA사업을 끝내고 2단계 또는 전단계 확산 전략에 돌입했다.
국내 은행권에서 RPA도입 행보가 빠른 신한은행은 오는 2020년까지 전행 업무에 도입한다는 중장기 계획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이번 2단계 사업을 통해 신한은행은 10개 부서 15개 과제를 중심으로 RPA 적용에 나선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해 RPA 사업인‘RPA ONE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총 6개 부서 13개 프로세스에 대해 RPA 적용을 마쳤다.
신한은행은 2단계 RPA에서 개인여신 이미지 첨부, 기업여신 심사서류 이미지 첨부, 신용평가 심사 서류, SPC 재무제표 작성 송부, 자동차 등록원부 조회 및 첨부, 부동산 공부서류 이미지 첨부 등을 새롭게 도입할 계획이다.
KEB하나은행도 최근 1차 RPA구축 사업을 완료하고 여신관리, 외환업무, 투자상품 등 총 7개 분야 10개 단위 업무에 대해 업무처리시간의 94%를 로봇이 자동으로 처리하고 나머지 6%만 사람이 처리하게 됐다고 밝혔다. RPA를 통한 자동 처리 업무는 외국환 제재 리스트 자동 업데이트, 펀드상품 등록 자동화. 기업 만기도래 채권 자동 통보, 지급정지 해제 자동화 등이다. 하나은행측은 직원의 실수를 방지함과 동시에 복합적인 사고력이 필요한 고부가가치의 신규 업무로 배치가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RPA의 본질은?
RPA는 로롯 프로세스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개명했지만 그 본질은 역시 단순 반복되고, 표준화된 업무를 더욱 정교하게 자동화해서 처리하는 기술이다. 금융권의 시각에서 보면 RPA는 가장 진화된 형태의 후선업무집중처리를 위한 'BPR'모델인 셈이다.
지난 2000년대 초반에 처음 등장했던 BPR는 창구업무 부담을 줄이기위해 지로 장표를 한 곳에 모아 처리하는 것에서 출발했지만 진화를 거듭해 이제는 창구업무가 아닌 본점 업무도 자동화 처리가 가능해졌다는 데 시대적인 의미가 있다.
그리고 RPA는 인공지능(AI)으로 완전히 대체되는 과정에서 만나는 중간 기술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RPA의 역할과 인공지능을 연결시키는 것은 사실 논리의 비약이다. RPA와 인공지능은 사람의 일을 경감시켜주는 외형적인 효과는 비슷해 보일지 몰라도 기술적 정의에서 서로의 연관성은 없다. RPA는 어디까지나 업무 '보조'의 기능이고, 인공지능은 인력 '대체' 의 역할에 초점이 맞춰졌다.
◆RPA 구현, 업무 프로세스 재정의가 핵심
금융권에선 RPA와 인공지능 모두에 관심이 높다. 다만 이 둘의 역할을 뒤로하고, RPA만 놓고 본다면 그 확산 속도는 매우 빠르다.
불과 2~3년만에 은행 전업무에 시도될 정도로 빠르게 모델링되는 모습이다.다만 RPA는 기술 중심적 IT전략이라기보다는 내부 업무 프로세스의 설계를 어떻게 정교하게 정의하고 설계하느냐의 문제라는 게 금융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현재 시중에는 다양한 RPA 소프트웨어 패키지가 존재하지만 컨설팅 및 SI(시스템통합) 능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RPA 패키지만 믿고 RPA를 도입했다가는 불필요한 업무 프로세스의 혼선만 유발할 수 있다.
국내에서 RPA도입이 비교적 빠른 기업들을 보면, 내부 현업부서와의 의사결정구조가 비교적 유연하고, 소통이 활발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향후 RPA 확산과 맞물려 봐야할 매우 중요한 관전 포인트이다.
RPA 전담부서가 현업부서에 RPA를 이식시킬 경우, 기존 현업부서의 반발과 저항도 적지않게 발생한다는 게 금융권 내부의 전언이다. 실제로 조직내 RPA도입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고충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민감한 부분이다. CEO의 리더십의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와관련 국내 한 시중 은행의 RPA 부서 관계자는 "기존 업무 프로세스를 RPA로 대체하기위해 여러 부서 실무자들이 회의를 할 수 밖에 없는데, 가끔 해당 부서에서 업무 단위의 세부규정을 문제삼는 경우가 있다. (문제 제기에 대한)상황은 이해 되지만 이런일이 돌출되면 결과적으로 크게 문제될 일이 아님에도 의사결정에 많은 시간이 허비된다 "고 고충을 토로했다.
◆RPA로 인력절감 가능? 지나친 과욕
좀 더 깊게들어가면, 이러한 보이지않는 기존 조직내 저항은 근본적으로 '고용불안'이라는 내부 직원들의 두려움과도 어느 정도 연결돼 있다. RPA나 인공지능, 두 가지 모두 고용불안을 유발하는 키워드로 인식돼있는 것은 사실이다. RPA가 그 혁신성 못지않게 민감한 '시한폭탄'과 같은 속성도 동시에 지닌 것은 부인할 수 없다. RPA의 확산과정에서 노조의 반발이 우려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즉, RPA를 '인력절감'으로 등치시키는 시각이 국내에선 존재한다. 그러나 기존 RPA의 도입 경험이 있거나 실행한 회사의 관계자들은 이같은 시각에 쉽게 동의하지 않는다. 이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을 뿐더러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매우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실적으로 아직 사람밖에 할 수 없는 일들이 부지기수인데 인력을 줄일 목적으로 RPA를 무리하게 확장한다면 기존 프로세스만 왜곡되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 RAP부서 관계자는 "실제 도입해 본 결과, RPA는 어디까지나 기존 인력의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에 그칠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RPA를 통한 업무 보조의 범위가 10%가 될지 30%가 될지는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단순 반복에 의한 중복업무만 줄여줘도 직원의 생산성은 크게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10%의 업무만 경감되도 직원들이 느끼는 업무 동선과 고객 응대의 수준이 수치 이상의 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Work Innovation 2019 컨퍼런스’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디지털데일리는 오는 4월 10일(수) ‘Work Innovation(워크 이노베이션) 2019 컨퍼런스-자동화기반 업무 혁신 어디까지 가능한가?’를 개최합니다. 지난해부터 국내 도입이 본격화된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는 그 효율성과 비용절감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 기업의 경영진이 적극적으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IT 솔루션 및 서비스입니다. 다만 단순히 비용절감 측면 뿐만 아니라 RPA가 적용됨으로서 기업 업무프로세스가 효과적으로 변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IT 시스템 전반에 있어서도 효율성 확보가 극대화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RPA 뿐만 아니라 ‘자동화’라는 키워드는 엔터프라이즈 솔루션과 서비스에 있어 필수적인 고도화 요소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비용지출에서 ERP 고도화에 이르기까지 기업 내부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동화를 통해 기업이 어디까지 변화할 수 있을지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자동화 솔루션을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들을 위해 선행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사항과 구축 과정에서의 유의점, 기대 효과등 최신 정보를 공유하고 논의하는 장을 마련코자 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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