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중간지주사 전환 타이밍을 저울질하고 있다. 연내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SK하이닉스 지분 확보를 위한 재원 마련과 거시경제 상황으로 확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박 대표는 내년으로 이 사안을 미루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26일 박 대표는 SK텔레콤 본사 사옥에서 제35기 정기 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중간지주사 전환은) 시장 타이밍이 좋아야 한다. 시간적으로 내년으로 넘어갔다고 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지금까지 논의된 중간지주사 형태라는 변화로 가게 될 것”이라며 “시장과 주주와 구성원이 원활 때 진행하게 될 것이며, 노조와 시장‧구성원과의 협의를 통해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종합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물적 분할을 통해 SK텔레콤 투자지주사가 SK텔레콤 통신사,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ADT캡스, 11번가 등 자회사를 지배하는 구조가 유력시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SK텔레콤은 중간지주사 밑그림을 그리는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투자지주사 아래로 포진될 수 있는 이동통신(MNO), 미디어, 보안, 커머스 4대 사업부 조직을 재편하고 각 사업부 조직장으로 유영상 MNO사업부장, 윤원영 SK브로드밴드 운영총괄, 최진환 ADT캡스 대표, 이상호 11번가 대표를 임명했다.
관건은 SK하이닉스다. SK텔레콤은 하이닉스 지분을 20.07% 보유하고 있는데, 공정거래법 개정안 시행 가능성을 고려해 30% 이상 확보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지분을 10%가량 더 필요하고, 이는 5조원에 가까운 추가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박 대표도 SK하이닉스 추가 재원 확보를 중간지주사 전환의 걸림돌로 꼽고 있다. 이날 주주와의 대화에서 박 대표가 올해 100% 중간지주사 전환이 가능하다고 장담하지 못한 이유다. SK하이닉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간지주사가 대출을 받거나, MNO 사업 지분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도 나오고 있다.
이날 박 대표는 “해외 주주, 시장, 구성원 논의 모두 호의적이다. 그러나 MNO 재상장 프로세스 등 복잡한 사항들이 있다”며 “걸림돌은 SK하이닉스 지분 30% 확보 문제인데, 재원 마련에 대한 완벽한 계획이 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빈틈없이 철저히 준비하고 있지만, 올해 (중간지주사 전환)된다는 보장을 100% 갖고 있지는 않다. 하반기부터 거시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장을 헤쳐가야 한다”며 “하지만 최고경영자(CEO) 의지로 이를 감안하고 모두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