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CP게임즈, 우주전쟁게임 ‘이브온라인’ 16년째 자체 개발·서비스 - 수천개 태양계 갖춘 광활한 우주가 게임 배경…진입 장벽 높기로도 유명해 - 올해 말까지 이브온라인 한국어 지원 계획 밝혀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펄어비스(대표 정경인)가 지난해 9월 닮은꼴의 게임회사를 인수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우주전쟁게임 ‘이브온라인(EVE-Online)’으로 유명한 CCP게임즈다. 두 회사 모두 간판 게임이 있고 제작엔진을 갖추는 등 개발력이 뛰어난 것이 공통점이다.
정확히 말하면 펄어비스가 CCP게임즈를 닮아가고 있다. CCP게임즈는 1997년에 설립돼 이브온라인을 장기간 성공적으로 서비스 중인 회사다. 펄어비스는 2010년 설립된 후발주자이지만 ‘검은사막’ PC와 모바일게임의 대형 성공으로 서구권에서 유명한 CCP게임즈를 인수했다.
7일 펄어비스가 서울시 봉은사로 슈피겐홀에서 개최한 ‘펄어비스 X CCP 미디어 토크’는 게임 마니아들에게 잘 알려진 CCP게임즈를 대중적인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인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공동개발 등 협업과 관련해선 아직 공개할 내용이 없다는 게 펄어비스 설명이다. 이날 이브온라인 한국어 지원 계획이 공개되기도 했다.
행사에선 아이슬란드에 본사를 둔 CCP게임즈 힐마(Hilmar Veigar Pétursson) 대표가 처음 말문을 열었다. 그는 “2017년 아이슬란드 청년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은 회사 1위로 뽑히기도 한 CCP는 아이슬란드의 대표적인 IT 기업”이라며 “펄어비스를 접하고 빠른 성장과 큰 잠재력에 놀라움을 느꼈고 펄어비스와 함께 해서 더 큰 성장을 할 것”이라고 회사를 소개했다.
힐마 대표는 “세계적으로 크게 흥행한 이브온라인의 한글화 버전을 연내까지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관련 게임 커뮤니티에선 이브온라인 한글화 이후 플레이를 기대하는 반응이 감지된다.
이브온라인 이용자는 수천개 태양계를 갖춘 성단에서 게임 속 역사를 만들어가게 된다. 이용자는 처음 시작하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자유롭고 거대한 게임 속 세계관을 접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기로도 유명하다. 게임 속 이용자들은 국가를 세우고 경쟁을 벌일 수 있다. 소규모 전투는 물론 함대를 앞세운 국가전쟁도 벌어진다. 최근엔 이용자들의 이브온라인 역사를 담은 책이 출간되기도 했다.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는 “CCP는 글로벌 IP(지식재산),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를 향한 열정, 자체 게임엔진에 대한 자부심 등 펄어비스와 닮은 점이 많다”며 “아시아와 유럽에서 성장한 두 기업이 글로벌 공략 노하우를 협력해 세계 시장에서 다양한 기술적 사업적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힐마 대표는 양사 협업에 대해 “아직은 지식을 교류하는 수준”이라며 “CCP 팀원들이 펄어비스를 방문하고 많은 영감을 받았다. 성공 사례도 공유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펄어비스가 개발 중인 차세대 제작엔진도 언급했다. 그는 “지금도 검은사막 엔진이 경쟁력이 있다고 보지만 9년전에 개발한 엔진”이라며 “5G와 스트리밍 게임 등 새로운 기술에 대응하고 향후 10년을 위한 트리플A(초대형)급 게임을 내기 위해선 새 엔진을 개발하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행사 마지막엔 펄어비스가 차세대 엔진으로 개발 중인 신규 프로젝트V의 콘셉트 아트가 깜짝 공개됐다. 프로젝트V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출시될 캐주얼 MMORPG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