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PC도 출입증도 없다. 출근길 손에 든 것은 스마트폰뿐. 회사 출입은 인공지능(AI)과 연결한 안면인식 카메라가 결정한다. 표정을 읽고 오늘 업무를 할 자리를 추천한다. 모니터와 키보드만 있는 책상. 스마트폰을 거치대에 올려두니 업무에 쓰던 PC가 화면에 뜬다. 프로그램도 이메일도 어제 쓰던 그대로다. 회의시간에 5분 늦었다. 업무를 위해 들어간 회의실엔 나밖에 없다. 탁자에 있는 증강현실(AR) 글라스를 썼다. 전 세계에서 모인 6명의 참석자가 질책을 한다. 가상현실(VR)로 구현한 발표자료를 보며 의견을 교환햇다. 회의를 마치니 커피가 생각났다. 로봇 바리스타가 나를 알아보고 취향에 맞춰 커피를 내려줬다. 결제는 내 계좌에서 자동으로 처리된다.
13일 방문한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 SK텔레콤에서 경험한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오피스’의 하루다. 스마트오피스가 5G를 만나 날개를 달았다.
SK텔레콤은 이 건물 3개층을 쓰고 있다. 5GX 사물인터넷(IoT)/데이터그룹 300여명이 근무한다. SK텔레콤은 이곳에 ▲5G ▲AI ▲IoT ▲보안 ▲AR ▲VR 등을 집약했다. ▲5G 워킹스루(Walking-through)시스템 ▲5G 가상데스크톱환경(VDI) 도킹시스템 ▲T리얼 텔레프리즌스 ▲5G 카페테리아 4종의 스마트오피스 솔루션을 적용했다.
SK텔레콤 신상규 인력관계(ER)그룹장은 “일하는 방식은 급격히 변하고 있지만 일하는 공간은 그대로다. 이곳은 5G시대 생산성과 유연성을 높일 수 있는 업무환경을 보여주는 시범 서비스 공간”이라며 “1달간 운영한 결과 워라밸(Work & Life Balance) 만족도 80%, 소통 및 협업 증가 59%, 집중도 향상 68%, 출장 감소 28%, 종이 사용량 절감 44%의 효과를 거뒀다”라고 했다.
얼굴인식 춣입 시스템은 동의한 직원 대상이다. 생체인증 정보를 제공하기 싫은 임직원은 기존 출입증 방식을 쓰면 된다. 가상VDI도킹시스템은 클라우드PC 방식이다. 사무실 PC를 없앴다. 스마트폰은 운영체제(OS) 또는 성능과 관계없이 이용자와 클라우드PC의 연결 역할을 한다. 누구나 언제 어디에서 동일한 고성능 업무용PC를 사용할 수 있다.
고영선 SK텔레콤 5GX사업개발3팀장은 “스마트폰은 누구나 있다. PC가 없으면 기업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무선환경이기 때문에 책상마다 유선을 설치할 필요가 없고 업무환경 재배치가 용이하다. 5G는 무선랜(WiFi, 와이파이)에 비해 보안이 뛰어나고 롱텀에볼루션(LTE)에 비해 동시접속자 수를 확대하고 속도를 보장하는데 유리하다”라고 설명했다.
AR과 VR을 결합한 회의 방식은 화상회의에 비해 몰입도를 높여준다. 영화 ‘킹스맨’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5G카페테리아는 편의성 측면이다. 결제수단을 깜박하더라도 불편이 없다. 한쪽에 마련한 휴게실엔 센서와 연결한 안마의자가 있다. 심박수 등 신체상태를 모니터링 해준다. 이런 센서가 3개층에 2300여개 달렸다.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직원 수나 기분에 맞춰 조명과 냉난방을 조절하거나 휴식을 권하는 일은 AI가 맡았다.
전진수 SK텔레콤 미디어랩스장은 “AR과 VR은 소통의 효율화를 주는 수단이다. 5G 환경이기 때문에 가능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김경남 SK텔레콤 시큐리티랩스장은 “5G는 생산성과 정보보안을 결합한 업무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이 공간을 이용해 5G스마트오피스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오피스 등 초점은 ‘생산성 향상’에 있다. ▲업무준비 시간 최소화 ▲연속성 ▲클라우드로 PC의 스마트폰 대체 등을 5G 기반으로 구축했다.
최낙훈 SK텔레콤 5GX IoT/데이터그룹장은 “업무 특성에 따라 공간 활용 방식도 다르다. 데이터를 더 쌓으면 부서별 공간 최적화 등 정부, 기업, 공유사무실 사업자 등에 맞춰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SK텔레콤 5G스마트오피스 사업은 내년 본격화한다. 올해는 소개와 구체화에 무게를 실었다. 5G생태계 활성화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다. 국내 5G는 작년 12월 첫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 3월 5G스마트폰 판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