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미디어 콘텐츠와 커머스 상품의 융합인 ‘미디어커머스’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비디오커머스는 기존 이미지와 텍스트로 이뤄진 상품 소개에 비해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정보가 많아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특히 향후 주요 소비 계층으로 성장할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생), Z세대(1995년 이후 출생 세대)는 영상과 인플루언서(SNS 유명인)를 통해 정보를 얻고 구매하는 것에 익숙한 편이다.
그러나 현재 시도되는 비디오커머스는 대부분 유튜브, 페이스북 등 영상 플랫폼을 활용하므로, 플랫폼 정책에 의해 여러 제약을 받는다는 한계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 팀그릿(대표 김기령)은 블록체인과 웹RTC(Real-Time Communication) 기술로 탈중앙화된 비디오 플랫폼 ‘에자일 체인’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있다. 개인이 직접 손쉽게 방송을 하면서 바로 상품 매출로 연결시킬 수 있는 플랫폼이다.
김기령 팀그릿 대표<사진>는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드림플러스에서 에자일 체인 첫 번째 밋업 행사를 통해 MVP(최소기능제품)를 선보이면서 “‘에자일 숍’은 TV홈쇼핑이나 티몬 '티비온' 등과 달리, MD(상품기획자)에 의해 채택되지 않고도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누구나 비디오 커머스를 할 수 있는 오픈마켓 플레이스”이라고 소개했다.
팀그릿은 올해 1월에 설립돼 5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 스타트업이다. 팀그릿의 경영 및 비즈니스 총괄을 맡고 있는 김기령 대표는 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선임 연구원과 사물인터넷(IoT) 기업 헤리트 대표직을 역임했다. SK텔레콤, KT 지능망 서비스 플랫폼과 LGU+ 홈IoT 플랫폼 사업화 경험도 있다.
에자일 숍은 웹RTC 기반 미디어 전송 솔루션 '에자일 RTC'와 블록체인 '에자일 체인'으로 구현된 서비스 플랫폼이다. 초기 웹RTC는 화상회의 지원을 목적으로 개발된 기술이다. 그러나 최근 라이브, VOD(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를 포함한 미디어 전 영역에 활용될 수 있을 정도로 기술력이 성장했다. 이에 따라 팀그릿은 향후 소셜미디어나 IPTV, 알렉사와 같은 인공지능(AI) 스피커에도 웹RTC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또 컴퓨터비전을 통해 방송에 나오는 소품이나 제품을 AI가 인식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술도 준비 중이다. 방송 소품을 어떤 것을 사용했는지, 혹은 방송 진행자의 표정이 어떠했는지 데이터로 분석한다. 판매 데이터와 접목시키면 어떤 상황, 시점에서 제품 판매가 많이 발생했는지 세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에자일 체인은 전자상거래를 위한 부분과 스트리밍 미디어 부분이 결합된 2단계 스마트 콘트랙트 처리구조로 이뤄졌다. 전자상거래 부문은 상품 결제에 대한 이력이, 스트리밍 미디어 부문은 서비스에서 사용된 리소스 정보가 기록되 향후 정산에 활용된다.
운영은 기업들이 회원이 되는 컨소시엄으로 출발해 단계적으로 개인 참여가 가능한 형태로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또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 초기에는 암호화폐보다 네이버페이 등 기존 화폐 체계의 결제 시스템을 활용하고, 향후 제로페이 등 정부가 보증하는 거래수단을 도입하는 방침을 택하고 있다.
이날 팀그릿은 현장에 뷰티 인플루언서를 초청해 에자일 숍 기술 데모를 시연했다. 화장품 판매를 예시로, 영상이 온라인으로 송출되는 과정과 채팅창, 소비자의 제품 구매, 상담원과 영상통화까지 매끄럽게 이어졌다. 데모는 팀그릿 플랫폼을 기준으로 시연됐지만, 유튜브 페이스북 플랫폼과도 연동할 수 있도록 설계돼 기존 마케팅 네트워크도 활용할 수 있다.
에자일 숍에서는 기존 전통 화폐 외에도 이더리움 기반 ERC-20 표준을 따르는 ARTC 토큰이 활용된다. 서비스 네트워크 참여에 대한 보상과 상품 구매에 사용된다. 시청자나 구매자가 좋아요 버튼을 누르거나 방송 시청, 방송 공유 등 네트워크에 참여하면 보상으로 토큰이 주어진다. 인플루언서나 쇼핑호스트, 상담사에게도 토큰으로 대가를 지불하도록 돼 있다. 또 ARTC 토큰으로 상품을 구매하면 전통화폐 지불 대비 상품 가격을 할인해주는 방안도 도입될 예정이다.
김기령 대표는 "예전에는 플랫폼 사업자가 데이터를 독점해 비즈니스를 하고 가치 창출을 했다면, 반대로 투명하게 인프라를 만들어주겠다는 것이 에자일 숍"이라며 "판매자와 쇼핑호스트, 영상 제작자, 데이터 판매자과 '연결'에 방점을 찍었다. 기존 SNS 마케팅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개방과 참여, 기회 균등 기회를 드리겠다는 것이 저희 비즈니스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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