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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5G 통신정책협의회’ 또 다시 오르는 망중립성, 여전히 대립각 “왜?”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5G에서도 또다시 망중립성이 화두에 올랐다. 새로운 통신시대가 개막할 때마다 등장하는 이슈로, 이번에도 팽팽한 양측 입장에 합의점을 모색하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이달 말 통신사·인터넷기업, 학계·연구기관·전문가, 소비자·시민단체 등과 ‘5G 통신정책협의회’를 열고 망중립성에 대해 논의한다. 14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협의회를 통한 망중립성 논의는 이번이 3번째다. 정부는 이견을 해결하기에 앞서, 일단 공감대부터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김정렬 과기정통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기술적 검증을 마치려면 시간이 오래 소요되기 때문에 우선 공감대부터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며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협의회를 통해 망중립성 논의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망중립성은 망을 보유하지 않은 사업자도 동등한 조건으로 망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한국은 망중립성 원칙에서 인터넷TV(IPTV)와 인터넷전화(VoIP)만 예외로 관리형서비스로 인정하고 있다. 단, 일반 인터넷 품질을 적정 수준 이하로 저하시키지 않는 등 전송 품질을 보장해야만 한다.

통신사는 5G 시대에 들어선 만큼, IPTV·VoIP처럼 망중립성 원칙을 적용받지 않는 관리형서비스를 확대하고자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망중립성 완화가 이뤄져야만 한다. 여기서 통신사가 예로 드는 부분이 5G 핵심 기술로 꼽히는 네트워크 슬라이싱이다.

이 기술은 기존망과 달리 물리적으로 하나인 네트워크를 가상으로 분리해 서비스별 특화 전용 네트워크를 제공한다. 소프트웨어 기반 가상망 방식으로 유연하게 네트워크를 구축해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는 하나의 네트워크에 다양한 서비스와 단말이 혼재돼 있어 서비스 간 영향이 있으나 망을 분리하게 되면 안정적인 데이터 전송(QoS)이 가능하다

다양한 5G 융합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필수 기술로 불리는 이유다. 원격의료와 자율주행 등 안정적인 데이터 전송 품질을 보장해야 하는 서비스의 경우,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통해 전용 네트워크를 마련할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이 망중립성 완화라는 주장이다.

인터넷 포털을 포함한 대형, 중소, 스타트업 콘텐츠제공사업자(CP)는 통신사에서 요구하는 망중립성 완화를 반대하고 있다. 5G로 망중립성을 완화한 후 통신사 서비스 위주로 수익화를 꾀해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러한 논란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갈등이 계속되는 주제다. 미국은 망중립성 원칙을 폐지했지만, 캘리포니아 주는 망중립성을 다시 적용하겠다는 법안에 서명했다.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로부터 시장 독식을 막아 넷플릭스 같은 신생서비스 사업자들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캘리포니아는 실리콘밸리 등이 있는 지역으로, 글로벌 IT 기업들을 배출해 온 요람과 같은 곳이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지난 13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주최로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5G 데이터 컨퍼런스’를 통해 “통신사에서 말하는 자율주행, 원격수술은 제도 개선부터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현재 망중립성 적용 여부가 해당 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3G·LTE 때도 통신사는 망중립성 완화를 주장했는데, 5G 활성화를 위한 긴급 과제라면 정부만 설득하려 하지 말고 생태계 구성원부터 납득시켜야 한다”며 “통신사는 CP로 강력한 경쟁을 하고 있는데, 누구나 더 낮은 비용으로 편리하게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환경이 됐을 때 5G도 활성화될 수 있다는 네트워크 공공성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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