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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 ‘중기 간 경쟁제품’ 지정, 한-미 통상문제되나?…미 ITI, 우리 정부에 항의서한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백지영 기자]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이하 중기 간 경쟁제품)’ 재지정과 관련해 미국 워싱턴에 근거지를 둔 글로벌 IT기업 대변 및 정책을 지원하는 정보기술산업협회(ITI, The Information Technology Industry Council)가 산업자원부와 중소기업벤처부에 최근 항의 서한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기간 경쟁제품’은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제품 중 판로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품목에 대해 대기업의 공공 조달시장 참여를 제한하는 제도다. 2019년부터 향후 3년 간 적용되는 중기 간 경쟁제품 재지정을 앞두고 서버는 x86 서버 2소켓 이하 전체, 스토리지는 실용량 100TB, 물리용량 기준 200TB로 공급 기준이 넓어지며 외산업체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협회 차원의 움직임이 본격화된 셈이다.

특히 ITI가 한·미 무역협정 FTA 위배를 거론하면서 이번 사안이 올 연 말 연 초 예정된 한미 FTA 개정안 발효 이후 첫 국제 무역 분쟁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ITI는 북미, 유럽, 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의 글로벌 ICT 기업들을 대표하고 있으며 회원사로는 삼성, 후지쯔, 델, 시스코, HPE 등이 참여하고 있는 국제적인 협회다. 특히 미국 내 IT기업에 대한 대정부 로비 등 정책 결정을 이끌어내는데 역할을 하고 있는 단체다. 홈페이지를 통해 ITI는 “회원 및 의원들이 미국에서 건전한 혁신 생태계를 장려하는 입법 활동을 진전시키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디지털데일리>가 입수한 홍종학 중소기업벤처부 장관과 성윤모 산업자원부 장관을 수신인으로 지난 19일 전달된 이번 서한을 통해 ITI는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이 서버 및 디스크 어레이를 정부 조달에 있어 중기 간 경쟁력 제품으로 지정하기로 한 것에 대해 우려한다”며 “이것이 한국의 국제 무역 의무와 부합하는지 여부를 신중하게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ITI는 이번 중기 간 경쟁제품 재지정이 “원산지를 불문하고 모든 비 중소기업을 조달 시장에서 제외시키는 것”이라며 “이는 한국과 미국의 FTA 제 2.2 조 및 제 17.2.5 조를 포함해 한국의 국제 무역 의무와 상충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FTA는 내국민 대우 및 차별 금지와 관련이 있다. ITI는 “내국민 대우 의무에 부합하기 위해 외국 업체의 서버 및 디스크 어레이 제품에 대해 한국 중소기업의 유사 제품에 부여 된 것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ITI는 “이번 조달 규제 범위는 시장을 크게 혼란에 빠뜨리고 한국의 중소기업을 포함한 기존 공급 업체와 유통 업체의 매출 및 수익성을 해치는 방향으로 확대될 것이다. 이는 전반적으로 모든 규모의 한국 및 외국 기업에 여러 가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에서 영업하고 있는 글로벌 서버업체들의 논리와 유사하다. 이들 기업은 글로벌 제조사의 제품을 유통하는 국내 협력사가 수천 개에 이르는 실정에서 글로벌 제품에 대한 규제는 곧 이들 중소기업에 대한 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ITI도 이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ITI는 서한을 통해 “한국의 중소기업은 다른 외국 및 대기업과 파트너 관계에 있는 경우가 많다. 조달에 대한 제한이 커지면 한국의 중소기업과 다른 기업 간의 기존 및 미래의 파트너십이 위태로워져 매출 감소 및 컴퓨팅 부문의 고용 안정성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ITI는 “한국 정부가 한국의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공공 조달 제한을 채택하지 않을 것을 촉구한다”며 “이것은 한국 중소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해칠 것이며 한국 정부의 국제 무역 의무 이행에 대한 질문을 제기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는 29일 ‘중소기업자간 경쟁제도 운영위원회’ 전체 회의를 열고 2019~2021년 중소기업 경쟁제품 214개를 지정할 예정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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