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LG전자가 변화 보다 안정을 택했다. 2019년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폭을 최소화했다. 수술을 해야 할 곳과 강화해야 할 곳만 손을 댔다. 이번 인사는 LG 구광모 회장 체제 첫 작품이다. 부회장단 교체 등 대폭 인사가 점쳐졌지만 ‘구관이 명관’으로 정해지는 모양새다.
28일 LG전자는 이사회를 열고 임원인사(2019년 1월1일자)와 조직개편(2018년 12월1일자)을 실시했다. 조성진 대표<사진>는 자리를 지켰다. 조 대표는 2016년 LG전자 각자대표가 됐다. 2017년부터 단독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조직개편은 ▲새로운 사업을 위한 조직 신설 ▲5개 사업본부체제 유지가 특징이다. 수익에 힘을 실었지만 향후를 대비하는 일을 잊지 않았다.
로봇사업센터와 자율주행사업태스크(Task)를 신설했다. 북미 연구개발(R&D)센터를 만들었다. 융복합사업개발센터는 융복합사업개발부문으로 승격했다. 로봇·AI 강화다. 정보통신기술(ICT)과 다른 산업 융합을 대비했다. 로봇은 LG전자의 신사업이다. ‘클로이’ 브랜드로 제품을 선보였다. 자동차 역시 미래를 맡긴 분야다. 자율주행은 자동차뿐 아니라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융복합이 화두다.
5개 사업본부는 독립 경영을 가속화한다. 생산과 구매 조직을 CEO 밑에서 사업본부 밑으로 옮겼다. 비용 통제보다 독립성을 확보하는 조치로 여겨진다. 다만 자동차부품(VC)사업본부와 기업(B2B)사업본부는 각각 자동차솔루션(VS: 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본부와 기업솔루션(BS: Business Solutions)사업본부로 명칭을 변경했다. 사업을 보다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다.
5개 사업본부장 중 2개 사업본부장을 교체했다. 스마트폰은 1년 만에 또 수장을 바꿨다.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사업본부장은 권봉석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장이 겸임한다. LG전자 MC사업본부의 스마트폰 사업은 지난 3분기까지 14분기 연속 적자다. MC사업본부장이던 황정환 부사장은 일단 융복합사업개발부문장으로 남았다. VS사업본부장은 김진용 부사장에게 맡겼다. 그는 LG전자의 자동차부품 사업 초반부터 개입한 인물이다. VS사업본부는 영업을 위해 은석현 전무를 외부에서 영입했다. B2B사업 확대는 각 지역대표 산하에 ‘BS지역사업담당’을 두기로 했다.
LG전자는 TV와 생활가전이 회사를 견인하고 있다. 자동차부품과 스마트폰 등은 적자다. TV와 생활가전이 앞으로도 잘 나간다는 보장은 없다. 다른 수익원을 찾아야 한다. 문제는 MC사업본부와 VS사업본부의 부진은 단기간에 회복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라는 점. 이번 인사를 통해 MC사업본부는 사업 재검토 신호를 보낸 것으로 여겨진다. 사업본부 체제에서 한 사업본부를 다른 사업본부장이 겸임한 적은 없다. 권 사업본부장은 스마트폰 초기 MC사업본부 상품기획그룹장을 역임한 바 있다. LG전자 스마트폰의 부진에 영향이 있는 사람 중 한 명이기도 하다. VS사업본부는 장기적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사가 엿보인다. 내부 전문가 승진과 외부 전문가 영입 2인3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