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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겪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결정권은 '국회'에

산업계vs시민단체도 의견차 좁히지 못해

[디지털데일리 홍하나기자] 최근 국회에서 데이터 규제 혁신, 개인정보보호 거버넌스 체계 정비를 주요 내용으로 한 3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를 두고 산업계, 시민단체 등에서 논쟁을 벌이고 있으나, 개정안의 통과 여부는 국회의 손에 달렸다.

하지만 정작 결정권자인 국회에서도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여야 모두 기존의 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에는 뜻을 함께 하고 있으나, 개정안의 일부 사안을 두고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진행된 ‘개인정보의 보호와 활용 당정협의’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에 대해 “이번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여기에 동의하면서 “데이터의 대량생산과 자동처리를 특징으로 하는 지능정보사회로의 급격한 전환에 따라 개인정보의 활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야당에서는 개정안의 일부 사안에 반대하고 있어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그 중에서 이번 개정안의 개인정보보호감독 기능 일원화를 두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가 개인정보의 활용과 규제 권한을 모두 보유하게 된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개보위의 권한이 강화될 경우 데이터 산업 활성화가 저해될 수 있다는 것.

정부부처 관계자는 "여당은 개인정보 보호에 초점을 두고 있고, 야당은 개인정보 활성화에 초점을 두고 있어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면서 "연내 정기국회 이전까지 의견이 어디까지, 어떻게 좁혀질지예측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번 법률 개정은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등 총 3개 법률 개정안이 대상이다. 올 초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주관으로 진행된 해커톤 합의 결과와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 특별 권고 사항을 반영했다. 민감한 사항인만큼 시민단체, 산업계, 법조계, 학계, 정부, 여야의 협의를 거쳐 마련했다.

주요 내용은 네 가지다. ▲가명정보 개념 도입 ▲개인정보 오남용 및 유출 등 감독기구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일원화 ▲개인정보 처리자 책임 강화 ▲개인정보 판단 기준 명확화 등이다.

◆좁혀지지 않는 의견차...산업계vs시민단체 =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두고 시민단체와 산업계도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개인정보 사용 시 강화된 책임감을 두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업은 데이터 활용시 준수해야 할 필수 안전조치 사항을 위반할 경우, 과태료와 형사처벌 외에도 전체 매출액의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 받는다. 이전에는 위반한 서비스에 대한 매출액이었다면 이번에는 전체 매출액으로 범위가 늘어난 만큼 기업들의 부담도 훨씬 커졌다.

반면 시민단체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은 빅데이터 활성화를 명분으로 개인정보를 침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기업에게 가명 처리된 개인정보의 이용과 제공을 허용할 경우, 개인정보 침해가 우려된다는 것. 또 이전보다 개인정보의 범위가 축소됐으며, 개보위의 독립성을 보장받지 못한다며 개정안을 문제 삼았다.

이처럼 서로 다른 이해관계로 여야, 산업계, 시민단체 등은 수 년째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따라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도는 없는 만큼, 하루빨리 실행단계에 접어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정비를 마치고, 활용 단계에 접어들었다.

정부부처 관계자는 “양쪽 진영이 만족하는 제도가 나오긴 사실상 힘들다. 이제는 논란을 매듭지어야 할 때”라면서 “제도를 정착시키는 단계를 거쳐 좋은 사례를 만드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하나 기자>hhn062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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