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KT가 2019년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2019년은 황창규 KT 대표<사진>의 두 번째 임기 마지막 해다. KT가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이다. KT는 민영화 이후 연임에 성공한 대표가 임기를 마친 적이 없다. 내년을 잘 보낸다면 황 대표가 첫 사례다. 이번 조직개편 초점은 ‘마무리’에 찍었다. 성과를 확실히 하고 다음을 대비한 성격이다. 임원인사는 ‘보상’에 무게를 뒀다. 사람과 회사에 능력을 보인 이에게 승진으로 보답했다. 레임덕을 최소화하기 위한 배치에도 신경을 썼다.
16일 KT는 2019년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시행했다. 조직개편은 5세대(5G) 무선통신과 미래사업, 글로벌에 중점을 뒀다. 임원인사는 사장 1명 부사장 3명 전무 9명 상무 28명이 승진했다.
◆5G, 마케팅 수단에서 비즈니스 수단으로 전환=5G는 2014년 황 대표 취임 후 줄곧 강조한 분야다. 오는 12월 상용화 한다. 황 대표는 KT에서 ▲세계 최초 5G 시범 서비스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하게 된다. 황 대표는 삼성전자 출신이다. 삼성전자 재임시절 반도체 산업 부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5G까지 성공하면 반도체와 통신 양쪽에 공적을 남기는 셈이다. 마케팅부문 5G사업본부는 5G 준비조직에서 무선사업 총괄조직으로 변모한다. 5G플랫폼개발단을 신설한다. 5G 기업(B2B)서비스를 맡는다.
미디어는 현재다. 올해 들어 통신사는 유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 하락을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TV(IPTV)가 상쇄하고 있다. KT는 유료방송 가입자 1위다. 미디어사업본부와 커스터머부문을 합쳐 커스터머&미디어부문으로 재편했다. 황 대표 임기 동안 KT는 주가와 실적 면에선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명예를 잡기 위해선 결과도 있어야 한다.
미래사업 조직은 부문으로 격상했다. 미래융합사업추진실과 플랫폼사업기획실을 통합 미래플랫폼사업부문을 만들었다. 에너지 빅데이터 보안 등 사업을 한다. 황 대표 이후를 대비한 포석이다. KT는 그동안 대표가 바뀔 때마다 방향성도 바꿨다. 조직 동요와 비용 낭비가 컸다. 황 대표가 이석채 전 대표의 아프리카 사업을 유지했을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하지만 아프리카 사업은 황 대표 시절 꽃을 피웠다. 매출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KT의 해외 지명도를 높이는데 기여했다.
에너지 빅데이터 보안 등 조직을 단단히 해두면 후임이 누가 오든 판을 새로 짜기 쉽지 않다. 4차 산업혁명 핵심으로 관심을 받는 분야기도 하다. 아프리카 사례를 보듯 글로벌도 중요하다. 글로벌사업추진실을 글로벌사업부문으로 격상했다.
◆임원인사, ‘보은+보상+통솔’ 고려…레임덕 최소화=황 대표의 위기와 회사의 위기 극복에 기여한 사람이 영전했다. 조직 통솔력을 강화했다.
사장 승진은 비서실에서 1명이 나왔다. 김인회 비서실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황 대표와 함께 KT로 온 삼성전자 사람이다. 재무실장과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사장으로 승진해선 경영기획부문장을 맡는다. 그의 경영기획부문장 선임에 맞춰 그룹경영단을 경영기획부문으로 이관했다. 성과를 내고 끝내기 위한 수순이다. 경영기획부문 박병삼 법무실장은 부사장이 됐다. 정책협력(CR)부문은 이승용 CR기획실장이 전무로 승진했다. CR부문은 상무보 승진자도 2명을 배출했다. KT 대표는 임기 3년이다. 연임을 해도 5년차 임기를 마친 적이 없다. 정권교체에 따른 흔들기가 원인이다. 전임 남중수 대표와 이석채 대표도 5년차에 불명예 퇴진했다. 황 대표는 구설이 있었지만 자리를 지켰다. 전홍범 융합기술원 인프라연구소장 부사장, 플랫폼사업기획실 윤혜정 빅데이터사업지원단장 전무 선임 등 성과와 역량에 관한 보상도 함께 이뤄졌다. 구현모 사장, 오성목 사장, 이동면 사장은 끝까지 같이 간다. 구 사장은 커스터머&미디어사업부문장, 오 사장은 네트워크부문장, 이 사장은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을 맡긴다.
KT 인재경영실장 이공환 전무는 “KT는 세계 최고 수준의 5G 상용화 서비스를 선보이고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을 이끌기 위해 조직개편을 시행했다”며 “이번에 중용된 임원은 KT가 5G 시대의 주인공이 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