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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수출 호황이지만…반도체·중국 의존도 심각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이 연일 호조를 보이고 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10월 ICT 수출은 202.1억달러로 3개월 연속 200억달러대를 돌파했다.

2016년 까지만 해도 휴대폰 부진에 중국에서의 입지가 약화되며 위기감이 돌았지만 2017년부터 완벽하게 부활했다. 2년째 상승곡선을 유지하고 있다.

ICT 수출 상승세의 키워드는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바로 반도체와 중국이다.

10월 수출 202억달러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는 117억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량은 996.8억달러였으며 올해에는 10개월만에 단일품목으로는 처음 1000억달러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지역별로는 중국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올해 10월 수출은 홍콩을 포함해 104.8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중국 ICT 수출은 1043.9억달러로 전체 수출의 52.8%가 집중됐다. 수출전진기지 베트남의 경우 13억달러, 대미국 수출이 9.2억달러인점을 감안하면 중국 비중은 가히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정리하면 품목 중에서는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이 넘고 국가별로는 중국이 절반 이상이다. 10월 ICT 수지는 101.7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중국이 65.3억달러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중국으로의 수출된 품목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39.5%에 달했다.

즉 ICT 상승은 반도체 및 대중국 수출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반도체와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고 볼 수 있다. 반도체 시황이 꺾이거나 중국 ICT 기업, 특히 반도체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아질 경우 우리의 전체 ICT 수출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것이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휴대폰, 디스플레이의 성적은 그저 그렇다. 10월 디스플레이 수출은 10.5% 감소한 24.4억달러에 그쳤다. 휴대폰 역시 글로벌 업체 경쟁심화 등으로 14.1% 감소한 16.2억달러에 머물렀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 수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월 물량이 10억달러도 되지 않는다.

반도체 시황이 악화되면 국내 ICT 수출은 큰 타격을 볼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메모리, 시스템반도체의 수요는 내년에도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견제로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발전도 더뎌질 수 있다는 점도 우리에게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슈퍼호황이 지속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한때 반도체와 함께 ICT 수출 쌍끌이를 담당했던 휴대폰은 중국 제조업의 성장으로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중국에서의 반도체 수요 증가로 현재의 수출 호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이 자국 수요를 채울 경우 전체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도체 이외 품목의 선전이 필요한 때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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